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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부자 Jan 06. 2021

일기가 어렵다

몇 해 전만 해도 일기는 나의 중요한 일과였다.

하루를 정리하고 별다른 일이 없어도 잠시나마 하루를 정리했던 시간.

근 삼십여 년째 서툰 삐뚤빼뚤한 글씨를 나름 꾹꾹 정성스럽게 쓰며 기록했던 나날들.

누가 보지도 않기에 그때 그때 떠오르는 명언 제조 노트.


언젠가부터 시간에, 잠에, 아내의 건강 걱정에 잠자는 시간을 확보한다는 명분으로 일찍 잠자리에 들기 시작했다.


하루가 되고 이틀이 되고 점점 잦아지면서 일기는 더 이상 일상의 습관에서 멀어졌고 가끔 스쳐가듯 한 두장을 써 내려가다 빈 공간의 종이가 거슬려 아예 쓰기를 그만두었다.


새해 들어 다시금 일기를 써볼까도 했지만 다이어리조차 사러 갈 여유도 없는 현 상황에 어디서부터 잘못된 건지 시간을 맞추어보지도 못한 채 벌써 며칠을 허비했다.


쉬이 잠들지 않는 이 밤.

올해의 계획보다도 이번 주 계획, 아니 헝클어진 시간의 계획부터 다시 잡아야겠다.

일기 쓸 시간이 없는지 의지가 없는지 답은 이미 나와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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