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글적긁적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꿈부자 Apr 27. 2022

시간을 흘리다

3월 말 책을 읽고 실천하고자 달력에 동그라미를 쳐나갔다.


운동할 때마다 동그라미


책을 손에 잡을 때마다 동그라미


동그라미의 개수가 늘어가는 것에 뿌듯할 즈음할 일이 많아졌다.



소홀해졌다.


나와의 약속에 조금씩 조금씩.


하루 10분의 여유조차 챙기지 못했다.



피곤했다.


회사 술자리도 피곤하고 사람들과의 약속도 피곤했다.


하지만 그 과정이 다 다음을 위한 과정이기에 기꺼이 자리에 함께했다.



좋았다.


함께 얘기 나누고 다음을 얘기하고 있는 동안에는.


집에 오면 술에 절어 잠들었다.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그냥 그렇게 시간이 흘러갔다.



곧 있을 둘째의 두 돌. 


첫 돌은 코로나에 제대로 하지 못했기에 이번에는 조금 신경 쓰자고 노력했지만


아내와 별다른 의견 조율 없이 진행하는 바람에 서로 간에 불편함만 커졌다.


나경이라도 좋았다면 다행이지만. 



어제는 술을 먹지 않은, 아니 약속이 없는 저녁이 무척 어색했다.


그래서 몇 군데 연락을 돌리며 약속을 만들려고까지 했지만 다행히도 다들 바빴다.


집에 오니 아무도 없고 혼술이라는 걸 새삼스럽게 시도했다.


뭐지? 


술을 마시고 적당히 취해 침대에 누웠다.


잠깐 밖이 소란스러웠지만 그냥 눈을 감았다.


자고 싶었다.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기도 했고. 



오늘은 모처럼 푹 잤는지 몸도 마음도 개운했다.


그래서 다시 손에서 놓고 있던 원고를 다시 써야겠다 마음을 먹었다.


그리고 시간을 만들어서라도 공연장을 다니며 공연을 봐야겠단 생각을 했다.


땅속으로 파고드는 내가 다시 올라설 수 있는 도화선이 돼주기를 바라면서.



4월, 참 고생했다.


오늘부터 조금 더 좋아지길.


카톡에 수없이 쓴 파이팅을 내게 외치며.  


 



매거진의 이전글 일기가 어렵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