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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부자 May 25. 2021

종알종알

어젯밤 아들과 함께 잠자리에 들었다.


토요일엔 아버지 농장에, 


일요일엔 산에도 다녀왔다.


요즘 부쩍 아들과 함께 시간을 많이 보내다 보니 얘깃거리가 무척 풍부해졌다.


어제는 졸린 눈을 비비며 나랑 자겠다고 기다렸다고 했다.


푸념과 피곤함이 잔뜩 머금은 듯 몸이 부쩍 무거웠다.


오자마자 아들을 안아 침대에 눕히고 질문을 던져가며 고양이 세수를 해댔다.


"언제 와?"


신혼 밤이 그랬을까?


아들의 목소리에 부리나케 침대로 첨벙 하고 뛰어들었다. 


그리고 잠들기 전에 해선 절대 안 된다는 간지럽히기 놀이로 하루 종일 모아두었던 웃음꽃을 터트렸다. 


잠시 후엔 오늘 하루 아들이 무얼 하고 놀았는지 어떤 일이 있었는지 얘기를 들으며 잠자리에 들었다.


5분이 채 지나지 않아 끝나버린 아들의 말소리는 포근한 숨소리로 방 안을 채웠고 


지난 몇 달 동안 힘들었던 마음이 조금은 녹아내리는 듯했다.


아들에게 미안함도 같이. 


이제야 내게 봄이 오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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