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서가 작품이 되었다.
이사를 이주 앞둔 시점에 아들이 방에 낙서를 했다.
아. 이런.
아들은 내 손을 이끌고 가족 그림을 그렸다고 설명까지 했는데 당장 내 머릿속엔 계산기가.
아내는 다행히 연필이라며 지우개로 지우면 된다고 놀란 날 진정시켜 주었다.
그리고 다다음날에서야 지우개로 지웠는데 어라? 잘 안 지워진다.
게다가 출근 후에 오니 그 위에 크레파스에 볼펜이... 아이고.
반쯤 포기하고 도배를 맞춰야겠다 생각했는데 아내는 좋은 벽지라 아깝다며 수선을 고집했다.
그래, 해봐.
결론은 오늘, 도배를 예약했다.
도배를 하기로 정한 후 방에 들어갔더니 아들의 철없는 낙서로 보였던 그림이 이제야 그림 작품으로 보였다.
아내의 붓칠과 벽에 달라붙은 지우개까지 더해진.
가끔 조급함(현실적 계산)에 놓치는 그 순간을 조금 더 조심해야겠다.
아. 둘째도 요즘 낙서 아니 그림을 그리려 하던데 도배를 배워야겠다.
마음껏 그림을 그릴 수 있게.
점점 배워야 할 기술이 많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