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가 내게 말했다.
난 다리가 세 개인 의자에 앉아서 자라왔다고.
그게 무슨 말인지 되묻진 않았다.
그저 왜 그런 말이 나오게 되었는지 듣고 또 들었다.
평소처럼 답을 제시해할 수 없는 말이란 건 금방 알아차릴 수 있었다.
아내는 은연중에 자냐며 내 피곤함과 졸음을 확인했고 난 짧은 대답으로 경청 중이라고 답했다.
얼마간의 얘기가 끝나고 조금 시원하다는 그녀의 말에 괜찮아, 그리고 고생했어.라는 말로 다독였다.
우린 잠시 동안 말없이 천장을 보고 있었던 것 같다.
나경이의 울음에 아내가 나가고 한참 동안 맑은 머리로 의자 다리 세 개의 불안감을 상상해 보았다.
겪어보지 못한 일이었기 공감한다는 말조차도 조심스러웠지만 그 불안함과 허전함은 내 상상 이상이라는 건 확실했다.
잠이 안 온다.
의자 다리 세 개.
아내는 자기의 지난 추억을 말했을 뿐인데 나는 지금의 나를 돌아보게 된다.
우리 가족의 튼튼한 의자를 만들 수 있는가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