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하다고 전화가 온다.
상황이 이러저러하니 부품부터 보내달라고 한다.
입금 후에 출고된다고 말씀드리니 버럭 화부터 낸다.
누가 돈 떼어먹냐고.
우리도 이러저러해서 그렇다고 해도 믿으란다.
그래 속는 셈 치고 한 번 믿어보자.
역시나다.
전화를 안 받는다.
저녁 퇴근 전까지 문자도 남기고 한다.
열 명 중에 한 명, 아니 백 명 중에 한 명 때문에 또 속이 상한다.
사람을 믿지 말아야지 하고 가슴속에 되새긴다.
작년 연말 새해 인사 겸해서 독촉 전화도 하고 문자도 보냈지만 묵묵부답이다.
법에 호소하기엔 평판이 나빠질까 걱정되고 제일 쉬운 내 탓을 한다.
나쁜 놈은 저 들인데 왜 내가 나를 자책하는지.
오늘도 한 분이 전화를 안 받는다.
사람 믿지 말아야지.
속은 내가 바보지.
속이 또 쓰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