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친척 어르신들과 함께 할아버지 산소 주변 정리를 했다.
굴삭기가 동원될 정도로 주변을 대대적으로 정리하고자 일가친척이 다 모였다.
중간중간 큰아버지와 막내 작은아버지, 사촌 형님과의 의사 결정에서 잦은 불통이 있었지만 그건 뭐 늘 있는 일이거니 하고 열심히 주변 정리를 했다.
산소 주변이 얼추 정리되는 와중에 나무를 치워야 했다.
나무줄기 끝에는 꽃봉오리가 하나 둘 달려있어 죽은 나무가 아니었다.
그래서 그냥 내버려 두기가 신경 쓰여 그 주변에 땅을 파고 심으려는데 큰 소리가 들려왔다.
"야, 그걸 왜 심어!"
형님의 역정에 나무 심기를 포기하고 옆 고랑에 버리는데 철썩하고 나뭇가지에 얼굴을 맞았다.
나에게 투정하는, 마지막 질책 같은 그 따가움이 지금 내게 하나의 메시지를 남겼다.
"돌아가신 분을 위해 살아있는 그 무언가를 죽이는 게 맞는 것인가?"
신의 존재, 조상의 존재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참 세상엔 모순 적인 것이 많은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