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하루 종일 일정이 바빠서 서둘러 출근 준비를 했다.
여섯 시에 일어나 평소처럼 아이들 도시락을 챙기고 아침까지 준비하고 나왔다.
그리고 오늘 마침 분리수거 날이라서 분리수거할 것들을 바리바리 싸가지고 집을 나섰다.
뒤죽박죽 섞인 재활용품, 조금만 신경 쓰면 될 텐데...
나 홀로 텅빈 아파트 분리수거장 앞에서 하나하나 던져대는 내 모습이 무척 씁쓸했다.
얼추 정리가 끝나고 불연 듯 집에 두고 온 서류가 생각나서 다시 집에 올라갔다.
그리고 남은 분리수거가 눈에 밟혀 남은 것 마저 싸가지고 내려왔다.
그때,
각각의 아파트 출입구에서 말끔하게 차려 입은 남자들.
그들의 손에는 음식물쓰레기 봉지며 분리수거 박스 등을 한 아름 들고 내려오고 있었다.
아, 이게 나만 그런 게 아니구나.
서글픔과 마음의 위안이 동시에 와닿았다.
노래가 하나 떠오른다.
"남자기 때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