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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부자 Nov 11.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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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강의를 시작했다.


우연한 기회로 강단에 섰는데 반응이 괜찮았나 보다.


이번 주에만 연달아 세 번의 강의를 했고 나름 자신감도 붙었다.


그런데 오늘,


세미나 형식으로 한 번 제대로 해보자는 제안이 왔다.


좋은 기회인 것 같기도 하고 재미있을 것 같기도 해서 덥석 하겠다고 말씀드렸다. 


가뜩이나 요즘 점점 수면 아래로 가라앉는 기분에 글도 그 무엇도 참 재미가 없었는데 강의할 때만큼은 무척 신이 났다. 


곧바로 포스터를 만들겠다고 카피 문구와 프로필을 보내달라고 하셨다. 



프로필.


여기서 고민이 시작됐다.


전문대를 나와서 방통대를 거쳐 대학원을 졸업했다.


대학원만 말하는 게 좋을까?


아니면 내가 노력해서 여기까지 올라왔다는 것을 말하는 게 좋을까?


스토리텔링을 하는 사람으로서 나의 이야기를 듣고 나의 삶을 통해 자신들의 콘텐츠를 만드는 방법을 배우는 사람들에게 나의 단계적 학력은 나름 괜찮은 이야깃거리이긴 하다.


한편으론 뭔가 전문적이지 않은 부족한 학력에 대한 나름의 콤플렉스가 나에게서 내적 갈등을 일으키기도 한다.



처음부터 우수한 학생이 아니었으니 전문대를 다녔고 방통대를 다녀겠지라는 편견과 나름의 자격지심. 


근 두 시간을 고민한 끝에 전문대 학력부터 넣기로 결정. 


내가 살아온 나를 부끄러워하는 것보단 자랑스럽게 노력해서 올라왔다는 걸 말하는 용기를 내보기로 했다.


세미나를 준비해주신 대표가 빼자고 하면 마지못해 수긍하겠지만 나는 나에게 용기를 냈다.


본 게임은 이제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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