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촌을 만났다.
엊그제에도 삼촌이었는데 지금도 삼촌이다.
그 때 본 삼촌은 해질녘에 헤어졌는데
오늘의 삼촌은 해뜰녁부터 마주 서있다.
삼촌은 왜 아직도 여기있냐, 는 말이 목구멍에 선 지금
나 또한 왜 여기있냐는 물음에 덜컥 겁이 났다.
외면하고 외면하며 스치듯 거울을 보니
빨간장갑 낀 채 먼지 풀풀나는 시멘트 포대를 든 내가 서있다.
그때는 스무살의 삼촌이었는데 지금은 마흔줄의 삼촌이다.
현장은 그 때나 지금이나 다를 바 없고
삼촌도 나도 그 때나 다를 바 없다.
안전모의 회사명만 다를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