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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부자 Jun 17. 2018

숙제

글적긁적

얼마 전부터 글쓰기가 숙제가 되었다.

그 전에는 그냥 생각나면 메모하거나 쓰는 정도였고,

가끔 더 길게 쓰고 싶을 땐 일기처럼 하루하루를 정리하였다.


브런치에서 온 메일을 보고 곧 책으로 만들 수 있다는 걸 본 이후 글쓰기가 조금 더 어려워졌다.

자기 검열도 생기기 시작했고 글에 있어 꼭 결말 또는 교훈으로 정리되어야 한다는 공식 아닌 공식이 생긴 듯했다.

그래서 며칠간 노트북 앞을 맴돌며 글을 쓰지 못하고 글감만 모았다.

쓰고 또 쓰고 앞전에 썼던 글들과 다른 무게감, 다른 느낌.

이미 책을 낼 수 있는 원고량은 되었지만 쉬이 확정을 짓지 못하고 있다.


앞서 책을 내는 건 마흔 살까지의 나의 작은 목표였다.

그 목표가 예정보다 빨리 내게 왔고 더 쉬운 길을 알게 되어 좋긴 하지만 

끝내야 하는 목전 앞에서 과연 이게 출판하는 데에만 집중한 결과는 아닐까란 생각에 자꾸 망설여진다.


하루하루 컴퓨터 앞에서 밀린 숙제를 하는 것 마냥 무겁게 억지로 쓰는 글쓰기. 

방학이 끝나기 전 신나게 놀고 최대한 미루고 미루다 할 수 없이 구색만 맞추는 숙제. 

오늘부터라도 출판이란 목표를 내려놓고 조금씩 가볍게 다가가야겠다.

글쓰기가 목표가 아니라 내 일상의 일부분이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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