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밥먹는 기획자 Jan 09. 2021

지글지글 삼겹살

미세먼지 많은 날에는 삼겹살이 처방전이다.

고기가 기름에 튀겨지듯이 익혀 지글지글하는 소리가 들려오면 우리는 가장 먼저 삼겹살을 떠올린다. 삼겹살에 소주는  치맥과 같이 한국인의 소울 푸드이다.  돼지는 해독작용이 탁월하여 보약을 먹을 때는 피해야 하지만 먼지 많이 먹은 날 먹으라는 속담도 있다. 미세먼지로 고통받은 현대인들에게는 주 1회 꼭 먹어야 하는 음식이 아닌가 싶다. 먹을 게 없어 먹기 시작한 비극의 역사가 있는 부위지만 요즘은 껍데기까지 붙은 오겹살이 더 인기인걸 보면 보관 기술의 발달로 먹을 수 있게 된 부위가 아닌가 싶다.

치맥에 밀려 인기도는 낮고 이제 더 이상 싼 부위가 아니지만 그 인기는 여전하다. 내 주변에는 소고기보다 삼겹살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 톡 터지는 육즙과 돼지고기의 식감을 좋아한다. 조선시대 때부터 농경에 사용한 소와는 달리 돼지는 사람의 먹는 곡물을 사료로 먹어 그 개체수가 무척 적었다. 이렇게 천대받는 돼지고기에 일본인이 좋아하는 등심과 안심을 제외한 부속부위가 우리가 먹는 삼겹살이라는 부위이다. 


주머니 얇은 직장인들이 회식으로 또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소주에 먹던 안주였던 삼겹살은 싸게 먹을 수 있는 고기의 대명사 같은 것이었다. 하지만 그렇게 늘어난 삼겹살집들은 차별화를 위해 고급화로 작전을 변경하였고 두툼한 근고기 등 삼겹살을 제대로 즐길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이 나왔다. 삼겹살의 고급화와 관광상품으로 바뀐 추세로 우리의 음식문화는 한층 더 발전한 것 같다. 

오랜 역사는 아니지만 대중화된 삼겹살은 곁들여 먹는 소스나 음식도 참 다양하다. 파채나 멸치젓부터 쌈무와 깻잎까지 같이 먹지 않는 채소나 소스가 한식에는 없다 싶을 만큼 참 어디에나 잘 어울리는 음식이다. 잘 구운 삼겹살은 비싼 소고기보다 먼저 생각날 때가 많다. 나름의 인생 삼겹살 집으로는 제주도의 돈사돈이 있는데, 3cm 이상 두껍게 정육 한 고기와 강하고 일정한 화력의 연탄불 그리고 굽기 만렙인 사장이 구워주어 다시 먹고 싶은 삼겹살이다. 

작가의 이전글 오뎅백반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