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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밥먹는 기획자 Feb 06. 2022

커피 같은 사랑

검은 게 우릴 행복하게 해주는구나


신이 물었다. 자신 있냐고, 그래서 대답했다. 자신 있다고   

이 여자를 행복하게 할 자신이 있었다. 온전히 내가 가진걸 다 줄 수 있었다.

하지만, 그렇게 시작한 연애는 갑과 을의 관계로 인해 금방 싫증이 나고 헤어지게 된다고 주변에서 걱정 어린 시선으로 보았다. 속이 검은 아이니 조심하라고

그런데 검게만 보이던 속을 자세히 들여다보니 알게 되었다. 럭비공 같은 돌발행동과 애 같이 구는 것을 이해하고 받아준다는 것을 그런 아이가 엇나가지 않고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잘 들어주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알게 되었다. 짠 샌드위치부터 달달한 마카롱까지 다양한 얼굴을 하고 있는 남자를 헌신적으로 이해하고 받아주는 것이 마치 어떤 디저트 하고 다 잘 어울리는 커피 같은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제 밥 한번 먹자보다 가볍게 약속을 잡을 때는 커피 한잔하자는 걸 보면 커피 한잔은 가볍게 그리고 흔히들 같이 마신다. (왜 나만 그동안 같이 못 마신 거지?)

서양에서 온 커피는 동방예의지국인 한국에 적응하기 위해 맞춰가야 하는 것도 많았고 변화한 것도 많았다. 다방커피나 믹스커피가 대표적인 한국화 된 커피의 문화일 것이고 900원에 앉을 자리도 없이 하루를 살아가기 위해 주유하듯 마시는 커피도 해외에서는 본 적이 없다.

      

지금은 밥은 굶어도 커피는 꼭 마신다.
   

현대인이 커피 없이 못 사는 이유는 바쁘고 또 치열하게 살아가야 하는 세상에서 의지할 곳이 필요해서 일 것이다. 그래서 내게 사랑은 커피 같다는 생각을 했다.    

맛있는 아메리카노를 만드는 방법은 곱게 간 원두를 고온 고압의 물을 투과시켜 추출하여 에스프레소를 만든다. 그다음에 따뜻한 물에 섞으면 적당한 크리마(거품)와 향이 나는 아메리카노가 된다. 사랑도 행복하게 해주겠다고 자신한 고온고압의 물이 좋은 향이 나던 곱게 간 원두를 만나 에스프레소가 만들어진다. 이런 에스프레소가 밸런스 좋은 커피가 되기 위해서는 적당한 양의 따뜻한 물(휴식)이 필요하다.    

  

한쪽이 너무 좋아하는 연애가 오래가지 못하는 이유는 보상심리 때문이라고 한다. 이런 마음은 그 사람도 날 얼마나 생각해주는지 모르기 때문에 일어난다. 하지만 이런 마음은 수용성이기에 물에 녹여 버리고 앞으로도 재미있을 것이라는 상상(크리마)이 가미된 연애를 하고자 한다. 내가 그녀에게 받을 것은 “행복해 하는 얼굴”이지 "보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내가 너를 사랑해도, 네가 날 안 사랑해도, 우린 나름대로 행복할 거야

 -홍보는 없고 요리를 통해 깨달았던 내용이나 스토리 있는 음식과 문화를 설명하는 밥 먹는 기획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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