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 물에 빠진 솜처럼 무거운 느낌이다. 어딘가를 망치로 두드려 맞은 것 같다. 어깨는 돌덩이를 얹어놓은 것 같다. 가만히 앉아있는 것도 너무 힘들었다. 뭔가 돌파구를 찾아야 했다. 생각나는 것은 요가와 마사지였다. 우선 근처 마사지 샾을 검색해서 예약을 했다.
수술을 하고는 통 마사지 샾을 가본 적이 없다. 거의 오 년 만에 처음 오는 것 같다.
"요즘에는 코로나 때문에 그런지 손님들이 정말 못 참으면 오시더라고요!"
"네, 저도 이렇게 죽으나 저렇게 죽으나 매한가지인 것 같아서 왔어요."
"손님, 얼마 만에 마사지받으시는 거예요?"
"한 몇 년 된 것 같아요. 왜 그러세요?"
"제가 요즘 만난 손님 중에 제일 몸상태가 심각한 거 같아서요."
갑자기 우울해졌다.
수술 후 나름 열심히 식이요법도 실천하고 운동도 열심히 한다고 생각했다. 코로나 이전에는 일주일에 두 번씩 요가 수업에도 꼭꼭 나갔다. 요즘에는 코로나 때문에 요가 수업을 가지 못하니 하루에 한 시간 이상 걷기는 꼭 실천하고자 애썼다. 그런데도 몸상태가 이렇게 안 좋다니!
"어깨랑 등 근육이 너무 뭉쳐있으세요. 한의원에 가서 침도 맞고 그러세요?"
"침을 맞으라고요?"
"네, 저도 침도 맞고 일주일에 한 번 마사지도 받고 그래요."
"......."
"손님은 일주일에 한 세 번은 침을 맞으셔야 할 것 같네요."
"손님! 좀 이기적으로 사셔요. 가끔가다 소리도 좀 지르시고요."
"저, 소리는 아주 잘 지르는데요."
"좀 대충 사셔요. 이렇게 스트레스받고 사시지 마시고요. 이렇게 근육이 뭉쳐셔야."
마사지 샾 원장님은 나에게 애들 학원비에 돈 쓰는 대신 나 자신에게 투자하라고 조언해주었다. 한의원에 가서 침도 맞고 마사지도 일주일에 한 번은 받고. 자기 몸을 관리하면서 살라고 했다. 이기적으로 살 필요가 있다고.
나는 지금도 충분히 이기적으로 살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내 몸을 돌보는 데는 아직 좀 덜 이기적이었나 보다.
내가 삼십 대일 때 목욕탕에 가서 누리는 가장 큰 호사는 등을 관리받는 것이었다. 만원 정도만 내면 등의 때를 시원하게 밀어줄 뿐만 아니라 마사지까지 해주었다. 그때도 같은 소리를 들었다.
"애기 엄마, 직장 다녀요?"
"왜요?"
"등이 너무 뭉쳐있어서 그래요! 이거 풀어주면서 살아야 해요."
그때 관리사의 조언을 흘려들은 대가는 암이었다.
내 몸을 만져본 관리사나 의사들은 한결같이 나에게 대충 살라고 한다. 이기적으로 살라고 한다. 몸이 나에게 하는 말을 대신 전해주고 있다. 몸이 나에게 계속 신호를 보내는데도 내가 못 알아채는 것이다. 그러니 다른 사람들의 입을 통해서 나에게 전해주고 있다. 몸이 나 좀 살려달라는 신호를 계속 보내고 있는데도 알아채지 못하다니.
몸과 마음은 항상 하나이다. 내 마음도 내 몸처럼 딱딱하게 굳어있는 건 아닌지 되돌아본다. 마음 풀기는 명상으로 돌아보자. 몸 풀기는 요가로 풀어보자. 힘들었던 내 몸과 마음을 보듬는 시간을 찾아보자. 내 몸이 나에게 보내는 메시지에 귀를 기울이자. 힘들었던 나의 몸과 마음을 도닥여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