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너무나 빨리 변한다. 이렇게 빨리 변하는 세상에서 과거의 내 생각만을 고집한다면 바로 꼰대가 되어버린다. 꼰대는 자기가 항상 옳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이다. 한 술 더 떠서 자신의 생각을 다른 사람에게 강요하는 사람이다. 이렇게 되면 앞에서는 마지못해 수긍하는 척하지만 결국은 모두들 그 사람을 떠나게 된다.
2년 전 모셨던 직장 상사는 술과 사람을 무척이나 좋아하는 분이셨다. 회식이 있는 날이면 좋아하는 약주를 마시기 위해 집에다 차를 두고 약속 장소로 30분씩 걸어서 오시곤 하였다. 그래서 회식 장소는 우리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무조건 직장 상사의 집과 가까운 식당이어야 했다. 우리들은 직장 근처에 널린 맛집들을 버려두고 삼사십 분을 운전해서 먼 동네의 식당으로 이동해야 했다. 우리에게 술을 억지로 권하지는 않았지만 회식 이후에는 꼭 2차, 3차를 가야 했고, 누군가는 동행을 해야 했다.
또 다른 직장 상사는 회식을 하면 밤늦게까지 아무도 집에 못 가게 하였다. 팀원 모두 여자이면서 가정이 있는 주부요 애엄마인데도 예외가 없었다. 밤 12시까지 2차, 3차를 팀원들을 거느리고 다녀야 직성이 풀리시는 분이셨다. 팀원 모두 싫어하였지만 아무도 불만을 이야기할 수 없었다. 만약 회식에 빠지거나 일찍 도망(?)을 가면 그다음 날 결재를 안 해준다거나 사소한 일로 닦달을 당하는 후한이 두려웠기 때문이다.
여자들이 대부분인 직장에서 과거의 관행을 고집하던 두 분은 결국은 쓸쓸하게 퇴임하셨다. 사람들이 하나 둘 떨어져 나갔던 것이다. 개인주의의 요즘 세태를 한탄하시면서 나중에는 약간 히스테릭하게 변하셨다. 또 다른 분은 다른 곳으로 영전해가셔서 계속 우리 팀원들과 연락을 하기를 바랐지만 아무도 호응해주지 않았다. 그리고는 거기에 대한 배신감에 분노하셨다고 한다. 변해가는 시대에 적응하지 못한 두 꼰대의 쓸쓸한 최후를 목격해버린 것이다.
그렇다면 꼰대가 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다양한 사람을 만나야 한다. 다양한 계층,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과 만나고 대화해야 한다. 같은 직종에 모여있는 사람들과 이야기하다 보면 그 직종 특유의 편견에 빠져 편협되고 편중된 시각을 가지기 십상이다. 그래서 다양한 직종의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어야 한다. 일상생활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는 건 쉽지 않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과감히 일상생활의 틀을 깨고 나와야 한다. 동호회에 가입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다. 독서토론이나 취미 동호회에 가입하는 것이 좋은 예이다. 요즘에는 동네 도서관이나 주민센터에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조금만 관심을 두면 좋은 모임을 쉽사리 만날 수 있다. 물론 요즘에는 코로나 때문에 많은 제약이 있지만 원격으로 진행되는 프로그램도 많이 생기고 있다.
다음으로는 항상 배운다는 생각을 해야 한다. 나만의 아집에서 벗어나려면 내 생각이 옳다는 신념에서 벗어나야 한다. 그러려면 항상 공부하면서 다른 사람들의 생각과 주장에 귀를 열어 두어야 한다. 닫힌 마음보다는 열린 마음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독서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요즘 붐을 일으키고 있는 각종 인문학 강좌나 고전 읽기 프로그램에 참가하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이다.
마지막으로는 말하기보다는 듣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이기주 작가는 '언어의 온도'에서 이렇게 말한다.
우린 늘 무엇을 말하느냐에 정신이 팔린 채 살아간다. 하지만 어떤 말을 하느냐보다 어떻게 말하느냐가 중요하고, 어떻게 말하느냐보다 때론 어떤 말을 하지 않느냐가 더 중요한 법이다. 입을 닫는 법을 배우지 않고서는 잘 말할 수 없는지도 모른다. (이기주, 언어의 온도, 30~31쪽)
주위에 잘 살펴보면 대화에서 항상 주도권을 잡고 떠드는 사람들을 보면 꼰대일 확률이 높다. 그런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잘 들으려 하지 않는다. 오로지 자신의 생각을 주장하고 강요할 뿐이다.
나는 라떼를 좋아한다. 라떼의 부드러운 맛이 좋다. 그리고 라떼는 어떤 음료와도 잘 섞이고 궁합이 맞는다. 그래서 종류도 많다. 곡물라떼, 고구마라떼, 녹차라떼, 거기다 얼마 전 종영된 드라마의 영향으로 꼰대라떼까지 시판된다고 한다. 꼰대라떼를 마시더라도 라떼처럼 누구와도 부드럽게 잘 섞이는 그런 어른이 되기를 꿈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