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일주일 동안 매일 옷을 버렸다. 한꺼번에 가지고 가기는 너무 힘들어 한번에 몇 벌씩 가지고 갔다. 차 한편에다가 쌓아두고 일주일치를 모아서 아름다운 가게에 기증했다. 이미 안 입는 옷들은 몇 달 전에 다 처분을 했다. 남아있는 옷들은 그래도 버리기가 아까워서 못 버리고 놔두었던 것들이다.
하나하나 아끼던 옷들이었다. 몇 년 전 날씬할 때 산 옷은 지금은 너무 몸에 꽉 끼어서 거의 몇 년째 옷장에서 잠자고 있었다. 즐겨 입었던 치마는 이제는 너무 짧아서 입으면 무릎이 나와 입지 않았다. 아끼던 옷들을 버리자니 마음이 아팠다. 나의 분신들을 버리는 느낌이었다. 거금을 들여서 산 정장은 버리려고 몇 번이나 옷걸이를 들었다 놨다 했지만 결국은 못 버리고 있다. 다음 주에는 꼭 버리리라 결심한다.
단출해진 옷장을 보고 있으니 그동안 많은 옷들 사이에 끼여서 놓쳤던 옷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작년에 산 가디건이며 원피스를 잊고 있었다. 예쁜 봄가을 옷들을 아직 다 입어보지도 못했는데 벌써 겨울이 시작된 느낌이다.
"요즘은 봄, 가을이 없어진 것 같아요!"
"맞아요. 겨울 옷하고 여름옷만 있으면 될 거 같네요!"
갑자기 쌀쌀해진 날씨를 두고 교무실에서 여러 말이 오갔다.
글쓰기 동호회의 회원의 글 중 옷은 사지 말고 코디해서 입으라! 고 주장하던 글이 생각났다. 옷을 여러 벌 사봤자 입지도 못하고 계절을 보내는 경우가 허다하다. 내가 입는 편한 옷 위주로 자꾸 손이 가게 된다. 옷이 많을 필요는 없는 것 같다.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옷 정리 팁에서는 일 년 동안 입지 않는 옷은 버리라고 한다. 일 년 동안 입지 않았다면 다시 입을 일은 없다는 것이다. 사실 이 말이 맞다는 것을 절감하고 있다. 아까워서 못 버리고 있지만 일 년 동안 입지 않은 옷들은 그다음 해에도 입을 일이 없었다. 옷장만 차지하고 있다.
옷을 버리면서 이제는 옷을 고만 사도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많은 옷들을 다 입기에는 일 년이 부족할 것 같다. 지금 생각해보면 부끄럽지만 나의 취미는 쇼핑이었다. 인터넷으로 옷을 사는 것이 취미였다. 그러다 요즘에는 휴대폰으로 옷을 샀다. 택배가 거의 매달 우리 집에 배달되었다. 그렇게 산 옷들을 몇 번 입지도 못하고 버리자니 안타깝고 부끄러운 생각이 들었다. 어떤 때는 지름신이 강림하면 무작정 백화점에 가서 비싼 옷을 신용카드로 산 적도 있다. 주로 마음이 허하거나 스트레스를 받을 때였다. 그렇게 산 옷들은 잠깐의 만족을 줄 뿐 나의 허한 마음은 결코 채워주지 않았다. 지름신이 강림해서 산 나의 옷들은 나의 과욕과 허상의 잔재물들이었다. 옷을 버리면서 나의 이런 나쁜 취미와 습관도 함께 버리고 싶다! 이제 휴대폰 쇼핑은 그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