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빔

by 글 쓰는 집사

어릴 적.

너나 할 것 없이 넉넉하지 않던 시절.


설은

그럴듯한 새 옷을 차려입는 날이었다.


한창 자랄 때라

항상 조금 헐렁한 옷을 사주셨다.



요즘도 설에 가끔 새 옷을 사곤 한다.


그러고는

멀쩡한 옷을 어울리지 않는다며

길가 수거함에 내어 놓는다.


예전보다 훨씬 좋은 옷을 사는데도

그 시절만큼 즐겁지가 않다.


채워진 한켠.

하지만 다른 한켠은 비워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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