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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장면 추억]

by 원선영


공주군

정안면에

오일장이 열리는

광정 장날


짜장면 한 그릇

받아들고

얼마든지

우쭐할 수 있었던 건


굳이

말로 하지 않아도

알 수 있을 터


나무 젓가락

반으로 쫘악 갈라내며

어깨 한 번 으쓱이고


짜장 양념

쓱쓱 비비며

굵다란 침

꿀꺽 삼키고


한 젓가락

떡~ 하니

입에 물면


혓바닥 저 안쪽까지

퍼지는

일품의 맛


아랫입술

윗입술

시커먼

짜장 범벅이어도


짜장 한 그릇

사주신

농부 아버지의

어깨는


참으로

쇠전마당 만큼이나

넓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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