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 없는 음악 세상…블루투스 이어폰ㆍ헤드폰 다각도 비교

by 데일리타임즈W
갤럭시 버즈ㆍ버즈+, 애플 에어팟ㆍ에어팟 프로, 뱅앤올룹슨 H9i 다 써본 기자의 선택은?
2327_2998_250.jpg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애플 에어팟, 뱅앤올룹슨 H9i, 갤럭시 버즈, 갤럭시 버즈+. / 사진=김수영, 박현호 기자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이어폰을 끼고 있는 사람의 비중이 점점 늘고 있다. 주로 휴대폰과 이어폰을 연결해 음악을 듣거나 어학 공부, 동영상 감상 등을 하기 위한 목적이다. 수년 전만 해도 모두 줄이 긴 유선 이어폰을 사용했는데, 이제는 선 없는 음악 세상이 대세가 되었다. 2016년 12월 13일 에어팟이 출시된 이후 블루투스 이어폰이 급격히 확산되면서부터다.
스마트폰이 아이폰 전과 후로 나뉘듯, 무선이어폰 시장 또한 에어팟으로 인해 본격적으로 열렸다. 에어팟 이전에도 블루투스 이어폰은 다수 존재했지만 당시에는 일부 얼리어답터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다. 에어팟이 무선이어폰에 대한 대중의 수요를 촉발함에 따라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였으니, 이번에도 애플은 시장을 여는 기업의 진면목을 보여주었다. 최초 제품에 편리한 점 한 가지 정도를 플러스하고 감성 한 스푼을 담아 발명품이라고 내놓는 후발주자 기업과는 다른 애플다운 행보였다.


2327_2999_71.jpg 출시와 함께 무선이어폰 시장을 폭발적으로 성장시킨 애플 에어팟. / 사진=김수영, 박현호 기자


기존 무선이어폰은 목에 금속이나 끈을 걸고 이어폰을 꽂는 넥밴드 방식이 대세였다면 넥밴드까지 과감하게 없애고, 애플의 디자인 철학이 늘 그러하듯 미니멀리즘에 입각한 심플한 디자인으로 단숨에 시장을 장악한 것이다. (참고로 완전한 무선 방식 이어폰은 2016년 7월 16일 출시된 삼성의 아이콘X(버즈의 전신)가 아이팟보다 5개월 앞섰다.)
자, 그럼 시장이 열린 지 4년가량이 된 2020년 현시점에서 무선이어폰 시장 상황은 어떨까? 블루투스는 무선통신의 한 방식으로 PC, 노트북, TV 등 IT기기에서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지만, 무선 이어폰 분야에서는 모두 블루투스 방식을 채택했으므로 무선이어폰과 블루투스 이어폰은 동의어로 볼 수 있다.


2327_3000_834.jpg (왼쪽부터) 갤럭시 버즈, 갤럭시 버즈+, 애플 에어팟. / 사진=김수영, 박현호 기자


블루투스 이어폰의 3가지 유형

1인이어(커널형) 귀 내부에 쏙 들어가서 인이어 또는 커널형이라고 하는데 귓속형, 밀폐형으로 칭하기도 한다.

2오픈형 귀에 닿는 드라이버가 완전히 오픈되어 개방감이 있고 심플한 방식이다.

3헤드폰형 우리가 아는 헤드폰 방식. 이어폰이라는 단어의 어원을 생각하면 헤드폰은 별개로 분류하는 것이 맞지만 음악 등을 듣기 위한 무선 제품을 통칭하여 이어폰이라 한다면 헤드폰형도 그중 하나의 분류로 넣을 수 있다.


각각의 장단점을 보면, 커널형은 귀 안쪽 깊이 착용하므로 외부 소음 차단이 쉽고 음질이 우수하다. 반대로 사용자에 따라 귀가 아프거나 외부 소리가 안 들려 위험한 경우가 있다. 오픈형은 커널형과 반대인데, 음질이 상대적으로 떨어지고 충격에 쉽게 떨어지지만 귀에 이물감이 적고 착용에 대한 자극도 적으며 음악 감상하며 대화가 가능하다는 것이 장점이다. 헤드폰형은 음질과 외부 소음 차단이 가장 뛰어나다. 사용자에 따라 이물감이나 통증이 발생하는 경우도 거의 없어 가장 궁극의 방식이라 할 수 있지만 휴대성이 가장 떨어진다. 상대적으로 무겁고 부피가 커서, 이어폰 본질의 가치를 훼손한다고 볼 수 있다.


2327_3001_1015.jpg 가성비를 우선으로 한다면 선택해볼 만한 갤럭시 버즈. / 사진=김수영, 박현호 기자


그러면 각각의 이어폰을 사용자 입장에서 비교해보겠다. 이번 비교는 본 기자뿐 아니라 <데일리타임즈W> 기자 중 세 명의 지원을 받아 함께 체험해보았는데 기자별 평가가 상당히 나뉘었다. 삼성 버즈와 애플 에어팟 간의 평가 점수가 남녀별로 달랐고 갤럭시 유저가 버즈를, 아이폰 유저가 에어팟을 선호하는 경향도 보였다. (이번 조사에서 표본의 수가 적긴 하지만) 전통적으로 국내에서 남성은 갤럭시, 여성은 아이폰 선호도가 높은 것과 상관관계가 있다고 생각한다. 배점은 1~5점으로 하여 평균치를 기재하였고 항목은 디자인, 음질, 통화 품질, 편의성, 감성 등의 5가지, 가격은 온라인 최저가 기준이다.


2327_3028_821.png 기자들이 준 각 제품의 항목별 평균 점수. / 그래픽=박현호 기자


가격과 음질을 제외한 전반적인 요소에서 아이폰이 버즈를 크게 앞서는 경향을 보였다. 버즈나 버즈+는 커널형의 장점을 살려 음악 감상 시 상당한 몰입감을 주지만 통화 품질은 두 제품 모두 형편없었다. 시끄러운 외부에서 통화는 거의 불가능하였고 조용한 사무실에서도 상대가 화자의 대화를 이해하기 어려울 정도로 함량 미달이었다. 반면 에어팟은 오픈형 이어폰이라는 한계로 음악 감상 시 음질은 조금 떨어졌지만 통화 품질은 H9i보다도 오히려 뛰어났다. H9i는 수화기에 비해 송화기 성능이 조금 아쉬웠다. H9i는 상대방이 느끼기에 이쪽의 주변 배경음까지 함께 들리는 것에 비해 에어팟은 목소리도 보다 또렷하고 배경음도 거의 들리지 않았다. (테스트를 위해 조용한 사무실에서 통화하다가 음악을 켜보았다.)


2327_3003_1934.jpg 우수한 착용감, ANC(노이즈 캔슬링) 기능으로 만족감을 준 에어팟 프로. / 사진=김수영, 박현호 기자


여기에서 돌연 히어로가 등장하는데, 바로 에어팟 프로가 그것이다. 에어팟 프로는 소형·중가 이어폰에서 좀처럼 보기 어려운 ANC(노이즈 캔슬링) 기능을 탑재하여 2019년 11월 13일에 출시되었다. 기자는 출시일에 애플스토어를 방문했으나 기존 에어팟과 완전히 똑같은 디자인에 실망해 구입하지 않고 돌아온 바 있다. 하지만 이번 기사를 준비하며 에어팟 프로는 전작과 디자인 및 성능 모두 크게 달라졌다는 것을 뒤늦게 알고 부랴부랴 로켓배송을 통해 제품을 받았다. 그제서야 일전에 애플스토어에 가서 본 것은 에어팟 프로가 아닌 에어팟 2세대였다는 것을 알게 됐다. 에어팟 프로는 온전히 달라진 제품이 맞다.
(가격을 제외하고) 기존 에어팟이 가진 거의 유일한 약점인 오픈형 이어폰의 단점을 단단하게 해결했다고 할까? 개인의 차가 있겠지만 착용감도 우수하고 기존 에어팟을 착용했을 때 귀에서 쉽게 빠지는 단점도 사라졌다. 거기에 ANC(노이즈 캔슬링) 기능을 켜면 세상과 단절된 느낌까지 맛볼 수 있었다. 온라인 리뷰를 보면, 외부에서 걸어 다니다 차량과 부딪힐 수 있다는 글을 보고 상당한 과장이라 생각했는데 실제로 기자도 착용 테스트 중 차량이 뒤에서 오는 것을 전혀 모르고 있다가 놀라기도 했다. 고령으로 인한 청각기능의 저하가 아니라면 에어팟 프로의 ANC 기능은 진짜다!


2327_3004_2236.jpg 비싼 가격, 부족한 휴대성을 빼면 기능과 디자인적으로 흠잡을 데 없는 뱅앤올룹슨 H9i. / 사진=김수영, 박현호 기자


마지막으로 전반적인 평점이 가장 우수했던 뱅앤올룹슨의 H9i를 살펴보겠다. 이 제품은 개인적으로 구입한지 1년가량이 되었는데 나뿐 아니라 설문에 참여한 기자들을 반하게 하였다. 가격과 휴대성을 제외하고 귀를 부드럽게 감싸주는 헤드폰 본연의 기능에 내 앞에서 직접 연주하는 착각에 빠지게 하는 현장감, 넓은 보디에 다양한 제스처로 휴대폰을 꺼내지 않고 직접 컨트롤할 수 있는 터치 기능(버즈와 에어팟도 터치 컨트롤 기능을 제공하지만 아무래도 기능에 제약이 있음) 그리고 멀리서 봐도 눈에 띄는 독창적인 디자인까지 역시 H9i는 고급·고가 헤드폰의 소임을 다했다 볼 수 있다. 당시 다른 헤드폰과도 청음 테스트를 했었는데 본 기자는 ‘막귀’라 좀 더 쿵쾅거린다, 가슴을 덜 울린다 정도 외에는 고음, 저음, 밸런싱 등은 평가하기 어려웠다. 앞서 에어팟 프로의 ANC 기능을 칭찬했지만, H9i의 그것과 비교는 어렵다. H9i는 길 다닐 때 ANC 기능을 켜면 정말 위험하다. 외부 소리가 아주 안 들리는 것은 아니지만 어지간한 소음은 바로 차단하기 때문에 자동차, 오토바이, 자전거 그리고 다른 이의 조심하라는 경고음까지 모두 무시하고 혼자만의 세상에 빠지기 십상이다. 내가 좋아하는 선율이 흘러나올 때는 특히 더.
소소하지만 중요한 여담 하나. H9i 같은 헤드폰은 특성상 귀를 꼭 감싸주기 때문에 겨울에는 귀마개 대용으로 활용할 만큼 상당히 따뜻하고 여름에는 귀에 땀이 찰 정도로 덥다. 그리고 보디 무게가 있기 때문에 착용 상태에서 달리기는 어렵고 장시간 착용 시 윗머리가 눌릴 수 있어 윗머리 숱이 적은 사용자는 유의해야 한다.


2327_3005_2341.jpg 음악 감상용으로는 괜찮지만 통화 품질이 아쉬운 갤럭시 버즈+. / 사진=김수영, 박현호 기자


정리하면 버즈와 버즈+는 통화 없이 음악 감상만 하기 위한 제품으로는 가성비 면에서 검토할 만하다. (에어팟이나 에어팟 프로에 비해 가격이 확연히 저렴하므로.) 하지만 기본 중 기본 기능인 통화 성능이 형편없기 때문에 추천 리스트에서 제외한다. 음악 감상과 통화 품질의 조화를 추구하는 사용자는 에어팟이나 에어팟 프로 중 하나를 선택하면 충분히 만족스러운 쇼핑이 될 것이다. 거기에 아이폰 유저라면 활용할 수 있는 보다 다양한 기능에 감성적 충족까지 맛볼 수 있다. H9i는 음악적 지향점이 보다 높은 유저가 만족할 만하고, 몰개성 시대에 자기 개성을 드러낼 수 있는 디자인 소품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 다만 다른 경쟁 제품들에 비해 꽤 높은 가격은 감안해야 한다.



데일리타임즈W 신정헌 기자 dtnews1@naver.com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