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떼는 말이야’라며 꼰대를 저격하고 놀리던 현상이 이제는 ‘혹시 나도 꼰대?’라는 공포로 뒤바뀌어 꼭 해야 할 충고까지 속으로 삭이고 넘어가는 지경에 이르렀다. 참다못한 기성세대들은 <회사는 유치원이 아니다(조관일 저, 21세기북스)>라며 밀레니얼 세대에게 일침을 가하는가 하면, <나는 그냥 꼰대로 살기로 했다(임영균 저, 지식너머>며 따뜻한 꼰대, 세련된 꼰대가 되기를 선언하기도 한다. 이제 맹목적인 비판과 공격에서 한 발짝 물러나 세대 간의 차이를 ‘틀림’이 아닌 ‘다름’으로 이해하고, 서로 공존하는 스킬을 배워야 할 때다. 국내 유일 워라밸 전문 매체 <데일리타임즈W> 5월 W렌즈에서는 애매한 꼰대질에 대한 설문부터 20대와 40대 직원의 꼰대 대담, 내가 겪은 최악의 꼰대질, 꼰대의 이유 있는 변론, 꼰대와 MZ세대가 공존하는 방법 등을 소개한다. 모쪼록 무의미한 꼰대짓은 청산하고, 진정한 조언과 충고를 통해 양 세대 모두가 성장하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
직장 내의 세대 차이는 항상 문제가 되었지만, 베이비붐 세대와 밀레니얼 세대의 갭은 특히나 더욱 큰 이슈로 주목받고 있다. 두 세대가 극명하게 다른 성향을 내뿜으며, 한 직장 내에 공존하기 때문이다. 의사소통이 잘 되는 직원이 있는 회사는 업무 생산성이 높고, 직원 이탈률이 낮은 법이다. 기업은 두 세대가 잘 협력하도록 환경을 조성하고 협업을 장려하는 것이 좋다. 그들의 다양한 연령과 관점을 통해 회사를 한 단계 성장시킬 수 있는 계기로 삼을 수 있다. 리더 격인 베이비붐 세대들의 역할은 무겁기만 하다. 이는 부모뻘의 베이비붐 세대와 자녀뻘의 밀레니얼 세대의 직원이 더 잘 융화되는 법을 배워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자칫하면 ‘꼰대’라는 불명예 훈장을 가슴팍에 달 수도 있기 때문이다. 꼰대와 밀레니얼 세대가 조화롭게 공존하기 위한 업무 스킬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지 각 세대별로 살펴보자.
베이비붐 세대
애매모호하게 말하지 않는다
직장 내 커뮤니케이션에서 “무슨 말인지 알지?”라는 말만큼 위험한 말은 없다. 도서 <일 잘하는 사람은 단순하게 합니다>에서는 “사람마다 ‘기표’와 ‘기의’의 연결이 달라 서로 말이 통하지 않고, 직장내에서는 갈등이 유발되기도 한다”라고 말한다. 같은 자리에서 다른 꿈을 꾸는 ‘동상이몽’처럼, 같은 말이라도 서로 해석하는 방향이 다를 수 있다는 뜻이다. 업무를 지시할 때도 베이비붐 세대 리더의 현명함이 필요하다. 업무를 지시할 때는 필요한 것에 대해 명확하게 요청하고, 간결하게 말한다. 상대방의 생각과 해석의 간극을 줄이는 것이 포인트다. 애매모호하게 업무를 지시함으로써 업무를 수행하기 위한 쓸모없는 시간 낭비는 줄이는 것이 좋다. 추상적 표현은 오해와 갈등의 주범이다. 상대방의 머릿속에 모호함을 지우기 위해 숫자나 비유를 활용해 메시지를 단순하고 명확하게 전달할 수도 있다. 숫자 1은 누구에게나 1이기 때문이다.
open mind를 유지하라
업무를 진행하다 보면 리더는 목표에 집중하면서 편협되고, 지엽적인 생각의 오류에 빠지게 되는 경우가 많다. 이때 리더는 목표 달성을 위한 방법에는 다양성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잊지 않고, 오픈 마인드로 부서원들의 다양한 의견을 수용하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나이가 한참 어린 밀레니얼 세대의 부하 직원이 팀장급의 세대보다 더 나은 아이디어를 제안할 수 있다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다양한 아이디어와 견해를 혼합하면 더 많은 혁신을 낳을 수 있다. 베이비붐 세대의 리더는 밀레니얼 세대를 의사 결정에 적극 참여시키고, 업무에 대한 동기와 애착이 생기도록 이끌어 주는 것이 좋다. 밀레니얼 세대에게 동기부여를 통한 자기 발전은 직장 생활에서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설혹 제시한 의견이 만족스럽지 않더라도 오픈 마인드를 유지하며 그들의 말을 경청하고, 아이디어의 장점을 살리기 위해 함께 노력해 준다면, 리더에 대한 믿음과 함께 더욱 풍부하고 효과적인 업무 성과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수평적 멘토링’ 제도를 통해 강점을 공유한다
밀레니얼 세대는 작업 속도와 업무 효율성을 높이는 방법을 찾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한다. 자동화된 프로세스를 선호하고, 문자 메시지·전자 메일 및 채팅 플랫폼과 같은 디지털 통신 방법에 의존하는 경향이 있다. 반면 베이비 부머 세대의 리더들은 대면 보고나 전화 통화를 선호하는 편이다. 각기 다른 성향은 ‘수평적 멘토링’ 제도를 통해 긍정적으로 활용될 수 있다. 베이비 부머 세대는 기술에 능통한 밀레니얼 세대를 통해 직장 내 필요한 새로운 기술과 문화를 접할 기회를 가질 수 있고, 베이비 붐 리더들은 그들에게 아낌없는 지원과 피드백을 전달함으로써 두 세대를 통합하는 사무실 문화를 조성한다. 서로의 강점을 통해 성장하는 발판을 만드는 것이다.
밀레니얼 세대
아는 척하지 말자
업무지시를 받은 밀레니얼 세대는 어떻게 대응하는 것이 현명할까? 상사로부터 지시를 받은 업무의 방향과 목적이 본인이 해석한 것과 동일한지 그 자리에서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간혹 “예”, “알겠습니다”를 AI처럼 반복하며 다 알아들은 척, 이해한 척 넘어가는 것은 자기 무덤을 스스로 파는 꼴이며 헬 게이트가 서서히 열리는 격이다. 상사 입장에서 시간이 흐른 후 생뚱맞은 업무 결과물을 가져오는 것보다 미리 질문하고 업무를 잘 수행하는 후배가 더 사랑스러울 것이다. “이해가 안 갑니다”라고 답해도 직장 상사는 물지 않으니 걱정은 접어두자. 이해가 안 가는 부분은 재차 물어보고, 모르는 건 모른다고 솔직히 말해 업무 의도를 정확하게 파악하자.
메모를 하자
흔히 기록은 기억보다 힘이 세다고 한다. 메모는 단순히 잊지 말아야 할 것들을 적어 놓는 것이 아니다. 메모를 통해 아이디어는 더 발전되고, 업무 집중도는 더 높일 수 있다. 꼭 종이 노트가 아니어도 괜찮다. 디지털 도구 사용에 능통한 밀레니얼 세대답게 ‘에버노트’ 프로그램이나 스마트폰 메모 어플을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메모는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내용을 다 적기보다는 중요한 키워드를 중심으로 적는 것이 좋고, 분류나 보관의 용이성을 위해 한 장에 한 가지 주제만을 적도록 한다. 업무 지시를 받은 날과 업무 내용, 업무 진행 방법, 업무 마감일 등을 적어 두는 것 또한 유용하다. 혹여 꼰대 상사가 본인의 감정과 일정에 따라 업무 스케줄을 자주 바꿀 경우 불합리한 상황을 반박할 수 있는 증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중간보고’를 활용하라
중간보고의 힘은 위대하다. 중간보고만 잘해도 업무가 한결 수월해질 수 있다. 프로젝트가 길어질 경우에는 더더욱 ‘중간보고’를 활용해 방향이 제대로 가고 있는지 명확히 확인한다. 혹여 길이 잘못되어 있다면, 방향을 바로잡을 기회를 얻을 수 있고, 최악의 상황을 대비해 미리 준비할 시간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중간보고를 건네받은 상사의 조언이나 피드백은 더 탄탄한 결과를 도출하는 데 도움이 되기도 한다. 팀워크 면에서는 지속적인 업무 공유로 인해 미스 커뮤니케이션으로 인한 불필요한 시간 낭비와 당혹감을 줄일 수 있다.
데일리타임즈W 이예림 기자 dtnews1@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