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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데일리타임즈W Jul 15. 2020

[W렌즈 언택트 여름휴가①] 아름다운 고립, 펜캉스

직장인 여름휴가의 꽃은 ‘해외여행’이었다. 항공권을 미리 질러야 그 돈을 갚기 위해 버틸 수 있다는 말이 있을 만큼, 직장생활의 원동력이자 오아시스 같은 존재였다. 그러나 코로나19 이후 모든 것이 달라졌다. 연차 계획서를 내라는 회사의 독촉에 일단 휴가를 썼지만, 생활 속 거리두기를 실천하며 노는 법은 도통 모르겠다. 그렇다고 황금 같은 휴가에 집콕만 할 수는 없는 일. 워라밸 전문 매체 <데일리타임즈W>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안전한 여름휴가 방법을 제안한다. 자연 속에 푹 파묻힌 독채 펜션에서 누리는 펜캉스부터 요즘 가장 핫한 수상 액티비티인 서핑 즐기기, 솔로 캠핑 꿈나무의 위시리스트까지. 생활 속 거리는 멀게, 즐거움은 가깝게! 휴가를 즐겨보자.


계곡물이 흐르는 조용한 무주 산골 마을에 위치한 '서림연가' 펜션의 풍경. / 사진=노경


올여름 나의 휴가 파트너는 ‘자연 속 고요’다. 사회와 거리를 둔 독채 펜션에서 오롯이 나에게 집중해보자. 넓은 인피니티 풀이나 조식 뷔페는 없지만 옆 투숙객과 마주칠 일 없이 자연의 소리에 귀 기울이는 진정한 휴식이 기다리고 있다. 펜캉스에서 TV는 잠시 꺼두자. 대신 느긋하게 목욕을 즐기고, 야외 벤치에서 책 한 권을 읽거나 차를 마시는 여유를 만끽하길 추천한다. 해외 풀빌라와 비교해도 손색없을 만한 아름다운 건축미와 정갈한 서비스를 갖춘 펜션에 입장하는 순간 세상살이 어지러움이 모두 잊힐 것이다. 

넓은 통유리창으로 보이는 개인 테라스와 노천탕이 매력적인 '서림연가' 객실. / 사진=노경

무주, 서림연가

전라북도 무주에 자리한 서림연가는 ‘자연이 서린 공간’이라는 이름 그대로 계곡물 흐르는 조용한 산골 마을에 그림처럼 놓인 펜션이다. 최대 3인, 4인, 6인까지 수용 가능한 11개의 객실은 700평 대지의 경계를 기준으로 자리 잡고 있으며, 그 중심에는 주변 산새와 계곡 물소리가 들리는 아담한 크기의 중정이 있다. 단독 노천탕과 테라스가 마련되어 있어 연인 혹은 가족과 오붓하게 목욕하고 바비큐를 즐기기 제격이다. 안개가 내린 이른 아침에는 펜션 주변의 계곡을 따라 산책하길 추천한다. 덕유산국립공원, 무주 리조트, 자연휴양림, 와인 동굴, 반디랜드 등이 인접하여 다양한 관광이 가능하며 해마다 무주 산골 영화제, 반딧불 축제 등 많은 행사가 개최되고, 계곡 물놀이와 래프팅, 스키 등 4계절 레포츠를 즐길 수 있다. 그러나 펜캉스의 진면목을 만끽하려면 숙소에서 오롯이 하루를 보내는 여유를 느껴보길 바란다.

주소 전북 무주군 설천면 원삼공2길 25


요금 비수기 20만원부터, 준성수기 26만원부터, 성수기 33만원부터


지평선 아래로 스며드는 독특한 지형과 인생 일몰을 만날 수 있는 '지평집'. / 사진=Sung Lee(studio643)

거제, 지평집

거제도, 섬 속의 섬 가조도 끝자락에 위치한 지평집은 자연과 하나가 되고자 한 건축가의 의도대로 지평선 아래로 스며드는 독특한 지형적 위치가 돋보이는 펜션이다. 탁 트인 거제의 바다를 품은 푸른 잔디밭 위에 도착하면 투숙객만을 위한 카페가 반겨준다. 밤 10시까지 운영하는 카페 덕분에 외진 펜션 안에서도 언제나 맛있는 커피를 즐길 수 있다. 카페를 지나서 산 그림이 새겨진 콘크리트 벽을 따라 내려가면 비로소 펜션의 모습이 나타난다. 지평집은 다양한 투숙객이 두루 만족할 만한 객실로 구성되어 있다. 2인 객실은 노키즈존에 취사 불가로 조용하고 쾌적한 휴가를 제공하며, 모든 2인 객실 한쪽 벽면은 바다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통유리창으로 거대한 액자를 방불케 한다. 타입에 따라 바다를 조망하는 아늑한 다락 공간 또는 노천 히노끼탕을 선택할 수 있다. 침대에 누우면 바로 통유리 창의 바다 전망이 보이기 때문에 인생 일몰과 일출을 볼 수 있다. 가족 단위 숙박객이라면 4인까지 묵을 수 있고 취사가 가능하며 아이들이 뛰어놀 수 있는 개별 마당이 있는 가족룸을 추천한다.

주소 경남 거제시 사등면 가조로 917

요금  비수기 21만원부터, 준성수기 25만원부터, 성수기 31만원부터


자연과 어우러지면서도 웅장한 건축미가 압권인 '기억의 사원' 펜션. / 사진=기억의사원

가평, 기억의 사원

가평 호명산 깊숙이 자리한 기억의 사원은 마치 깊은 산속에 자리한 절처럼 신비로움을 간직하고 있다. 2017년 건축문화대상 대통령상을 수상한 건물은 한 폭의 예술처럼 아름답다. 7동과 12채의 공간은 하단부터 꼭대기 층까지 수십 미터의 고저 차 속에서 웅장함을 뿜어낸다. 멀리 보이는 북한강과 장락산맥의 시야를 감추기도 하고, 보여주기도 하는 공간적 개방감과 폐쇄감은 탁 트인 풍경과 함께 오직 우리만 존재하는 듯한 독립성을 부여한다. 입구에서 만나는 원통형 철 구조물부터 여러 연못과 부속 구조물, 공중 다리를 거치는 건물 구석구석을 구경하며 호젓한 북한강의 풍경을 감상해보자. 건물과 풍경이 만들어내는 절경 속에서 객실 타입에 따라 실내 월풀, 실외 스파, 실외 욕조, 개인 수영장에서 호사를 누려보자. 발밑에 짙은 운무가 웅장하게 펼쳐지는 아침 산책을 꼭 추천한다.

주소  경기 가평군 가평읍 상지로 832-86

요금  비수기 35만원부터, 준성수기 46만원부터, 성수기 49만원부터


제주 전통가옥의 멋스러움을 살리면서 현대적 인테리어로 포인트를 살린 '임진고택'. / 사진=임진고택

제주, 임진고택

제주 동쪽 중산간의 조용한 마을 상도리에 자리한 임진고택은 1592년부터 현재까지 이어져 오는 특별한 공간이다. 임진년에 터를 잡고, 약 300여 년 동안 그 자리를 지켜오던 제주도 양반 가옥을 후대가 2년 동안 손수 복원공사를 진행해 지금의 모습이 되었다. 중앙의 안커리동과 오른쪽의 모커리동 2개의 단독 객실과 공용 주방인 키친동으로 구성된다. 외부는 돌로 쌓은 제주 전통 가옥의 모습이며 내부 역시 한옥의 결이 드러나는 서까래를 그대로 살렸지만, 모던한 에폭시 바닥 위에 스메그, 루이스 폴센 등 세련된 가전, 가구로 꾸며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독특한 아름다움을 내뿜는다. 격자무늬 창문 밖으로는 너른 앞마당의 푸른 잔디가 반겨줘 운치를 더한다. TV 대신 스크린과 빔프로젝터를 갖추었기 때문에 저녁에는 오붓하게 영화를 즐기기도 좋다.

주소 제주 제주시 구좌읍 상도로 16-13

요금 비수기 30만원부터, 성수기 35만원부터


'적정온도'의 하이라이트는 바다가 보이는 개인 정원의 야외 노천탕이다. / 사진=적정온도

남해, 적정온도

적정온도에서는 자연 한가운데서 천천히 일상의 균형을 찾아가는 쉼을 느낄 수 있다. ‘소박하게, 소소하게, 느긋하게, 유유히’ 4개의 객실 이름에서부터 적정온도의 가치관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모든 객실은 남해의 바다를 품은 오션뷰이며 온종일 쉬고 싶은 개인 정원을 갖추고 있다. 바다가 보이는 정원에는 바람이 훤히 통하는 천연 나무로 만든 대청마루가 있어 맨발로 앉아 편히 쉴 수 있다. 마루 옆에는 별 헤는 밤을 품은 노천탕이 있다. 풀벌레가 우는 소리를 들으며 즐기는 고요한 입욕의 순간은 적정온도의 하이라이트다. 소박하게를 제외한 3개의 객실에는 작은 개별 수영장도 갖추고 있는데, 삼각형 모양의 수영장 꼭짓점에서 보는 풍경이 아름다워 포토존으로도 유명하다. 노천탕 이용 후 노곤해진 몸을 감싸줄 이국적인 패턴의 가운과 다기 세트에서도 세심한 배려가 느껴진다. 

주소 경남 남해군 서면 남서대로 1803-18


요금  비수기 17만원부터, 준성수기 19만원부터, 성수기 22만원부터, 극성수기 27만원부터


멋진 경치를 보며 즐기는 목욕과 분리된 단독 주방에서의 식사가 로맨틱한 '의림여관'. / 사진=박기훈

춘천, 의림여관

깊은 산골에 우뚝 솟은 거대한 콘크리트 건물이 궁금증을 자아낸다. 세상과 단절된 듯한 중후한 철문을 열고 들어가면, 전혀 다른 세상이 기다리고 있다. 바닥부터 천장까지 붉은 목재로 뒤덮인 내부는 자연 속 오두막집에 들어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좌실과 우실 단 2개의 2인 객실만을 갖춘 의림여관은 자연 속 완벽한 고립을 꿈꾸는 이들을 위한 최적의 공간이다. 네모난 통유리창으로 보이는 개인 정원은 보는 것만으로도 힐링을 준다. 통유리창으로 정원을 바라볼 수 있는 욕조에 준비된 입욕제를 풀고, 음악을 켠 후, 시원한 맥주나 커피 한 잔과 함께 반신욕을 즐기면 해외 리조트가 부럽지 않다. 마당 바로 옆의 분리된 주방과 다이닝 공간은 우리만의 프라이빗 레스토랑 같은 느낌을 준다.

주소 강원 춘천시 신동면 의암1길 132

요금 비수기 24만원부터, 준성수기 32만원부터, 성수기 36만원부터




데일리타임즈W 김수영 기자 dtnews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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