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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데일리타임즈W Jun 22. 2020

[W렌즈 직장인 페르소나①] 직장인  롤모델

‘난 원래 이래’라는 말은 변명에 불과하다. 이제는 영특하게 자신을 포장하고, 기획하는 사람이 기회를 쟁취하는 시대다. 페르소나는 ‘가면’을 나타내는 말로 ‘외적 인격’을 뜻한다. 책 <트렌드 코리아 2020>에서 꼽은 올해의 소비 트렌드 전망에도 '멀티 페르소나'가 등장하는데, 현대인들은 상황에 맞는 다양한 가면을 쓰고 살아간다고 설명한다. 워라밸 전문 매체 <데일리타임즈W> 6월 W렌즈에서는 나만의 페르소나를 만드는 방법에 대해 소개한다. 시각적 이미지 메이킹에 최적화된 퍼스널 컬러 진단부터 비대면 면접, PPT 등에서 활용할 수 있는 스피치 팁, 자신감 있는 체형으로 만들어줄 자세 교정, 일 잘할 것 같은 분위기 물씬 풍기는 데스크 용품 추천까지. 약간의 차이로 큰 변화를 만들 수 있는 유용한 팁들을 가득 담았다. 내가 원하는 페르소나를 계속 의식하다 보면, 정말 그렇게 된 나를 발견하게 될 것이다.

학교를 졸업하고 취업이라는 생존 시장에 내 몰렸을 때 일이다. 진로에 대한 고민으로 하루하루 시간을 보내던 중 우연히 TV 뉴스를 보게 됐다. 수려한 외모에 깔끔한 말투가 인상적이었던 모 라면 업체 홍보담당자가 눈에 띄었다. 라면에서 나온 불순물이 소비자의 자작극임을 발표하는 내용이었다. 회사의 실수가 아님을 이토록 깔끔히 표현할 수 있을까? 그 아우라가 멋져 보였다. “앗! 이거구나, 내가 가야 할 길은 저곳이로구나.” 그때부터 홍보팀에 지원하기 시작했고, 운이 좋게 중견 교육회사 홍보팀에서 회사 생활을 시작하였다.

TV에 나오는 직장인 한 명의 이미지가 나의 진로를 바꿔준 것처럼 이미지 메이킹은 상당히 중요하다. 나에 대한 이미지뿐 아니라 회사의 전체 이미지를 대변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꼭 홍보 업무가 아니더라도 직장인은 다양한 상황 속에서 자신을 노출하고 평가받는다. TV에서 봤던 홍보맨처럼 단편적으로는 외적인 이미지에서부터 향기, 말투, 태도, 성격까지 다양한 요소가 이미지의 대상이다. 나의 첫 회사 생활은 TV 속 멋진 이미지에 끌려 홍보팀에서 시작하였지만, 애석하게도 외적, 내적 모든 것에 만족할 만한 롤 모델은 없었다. 부분적으로는 닮고 싶은 사람이 있긴 하였지만 그뿐이었다. 그리하여 롤 모델로 삼고 싶은 회사 밖 인물들을 찾아보았다. 그리고 그들의 장점을 벤치마킹하여 회사 생활 속에서 어떤 에티튜드를 가질지, 어떤 이미지로 인식되어야 할지에 대한 이미지 메이킹에 도움을 받았다. 


본인만의 소신으로 부하직원을 믿어주는 훈남 부장 이미지. / 사진=TVN

드라마 <나의 아저씨> 박동훈 부장 ‘믿음, 신뢰’

첫 번째 나의 롤 모델은 드라마 <나의 아저씨> 속 대기업 부장 박동훈(이선균)이다. 이 회사에 이지안(아이유)이 파견직으로 들어온다. 손녀 가장으로 할머니를 모시고 사는 전과도 있는 21살의 소녀다. 회사 내 반대편 세력의 제안에 이지안은 박동훈 부장을 도청한다. 도청을 통해 그동안 박동훈 부장이 사회적, 정서적 편견으로부터 이지안을 보호해 준 것을 알게 된다. 자신에게 해를 가한 사실을 알고서도 말이다. 박동훈 부장에게서 닮고 싶었던 이미지는 바로 이 부분이었다. 사회나 주변에서 정의한 기준을 통해 편협한 잣대로 보지 않고 오로지 본인만의 소신을 가지고 부하직원을 바라봤던 점. 그리고 그 소신을 가지고 부하직원을 끝까지 믿어 줬던 점이다. 극 중에 이런 모습들이 박동훈의 캐릭터에 자연스럽게 녹아든다.

극 중에서 부하직원을 대할 때는 어떠한 불안한 상황에서도 절제되며 담백한 말투로 표현한다. 말보다는 행동으로 보이는 모습이 더 자연스럽게 나타나고, 옳지 않은 일에 대해서는 보다 높은 상사일지라도 목소리 높여 말한다. 더불어 직장 내에서는 멋진 슈트를, 밖에서는 깔끔한 캐주얼복으로 외적 이미지가 더해진다. 내가 그리는 전형적인 멋진 부장의 이미지다. 오로지 본인만 생각하는 이기적인 상사가 있는 반면, 부하직원에 대한 소신 있는 믿음과 이선균이라는 훈남 이미지가 더해져 나에게 ‘부장’의 롤 모델을 제시하여 주었다.
“아무리 친절하고 상냥해도 제 식구 건사 안 하는 애가 있고 아무리 싸가지 없고 무뚝뚝해도 제 식구 건사하는 애가 있어. 누가 착한 거야?”_박동훈 부장 


철저한 자기관리로 즐겁게 일하는 활력 있는 과장 이미지. / 사진=JYP엔터테이먼트

회사일도 춤과 음악처럼 JYP 박진영 과장, ‘자기관리’

두 번째 롤 모델은 자기 일을 즐길 줄 알며 자기관리가 철저하기로 유명한 박진영 PD이다. 본인의 꿈은 할 수 있을 때까지 무대에서 즐기는 것이라고 말한다. 나이가 계속 들어도 철저하게 자신의 신체를 관리하면서 후배들과 소통하고 함께 하려는 모습은 연예계 및 가요계 대선배로써도 꽤 유쾌하고 긍정적인 부분이다. 이렇게 철저한 관리와 함께 자신의 일을 즐기며 몰입할 줄 아는 것이 벤치마킹하고 싶은 이미지 포인트다. 대조적으로 그간 만났던 회사의 몇몇 상사들은 자기 관리는커녕 매일 술에 찌들어 피곤해 보이기만 했다. 일을 하러 오는 건지 쉬러 오는 건지 구분이 되지 않을 정도였다. 물론 피곤하면 그렇다 할 수 있지만, 이 핑계 저 핑계 대며 본인의 일 또한 아랫사람에게 미루곤 했다. 한 TV 프로그램에서 박진영의 일상을 보여준 적이 있다. 

아침 기상부터 저녁까지 모든 일상의 루틴들이 계획적으로 실행된다. 기상 후 스트레칭과 운동을 하고 발성 연습을 한 후 일터로 향한다. 일터로 향하는 차 안에서도 쉬지 않고 곡에 대한 생각, 사업에 대한 생각으로 분주하다. 일에 대한 애정이 몰입으로 이어진다. 물론 일반 사람으로 비유하자면 조금은 과한 면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회사에서의 자기 관리가 철저한 사람의 이미지는 나에게 건강한 습관을 통해 일의 집중도를 높여 완벽한 일 처리를 해내는 활력 있는 과장의 롤 모델을 제시하여 주었다.

"내가 나란 사람을 좋게 생각해야 해요. 그게 자신감의 원천이죠. 물론 나를 사랑하려면 열심히, 올바르게 살아야 해요. 그래야 나한테 높은 평가를 줄 수 있고 자신감이 생기는 거죠. 그런 면에서 자신감은 잘생긴 얼굴이 필요한 게 아니라 올바르게 살아야 생기는 거예요. 자신감은 테크닉이 아니라 삶의 자세란 얘기죠." _박진영 


항상 분위기를 밝게 해주고 후배들의 잠재력을 이끌어줄 유쾌한 대표 이미지. / 사진=MBC

이런 회사 꼭 다니고 싶어! 유재석 사장님 <서번트 리더십>

세 번째 롤 모델은 초등학교와 중학교 선배님인 개그맨 유재석이다. 몇 해 전국의 아르바이트생 1107명을 대상으로 만약 우리 사장님이 된다면 좋을 것 같은 연예인을 질문한 결과 34.7%로 최고의 사장님 감으로 꼽힌 사람은 바로 유재석이다. 성실함 등 여러 가지 장점이 있지만 보다 주목하는 부분은 유쾌함 속에서 주변 사람들의 잠재력을 이끌어 주는 힘이다. 분위기를 즐겁게 하는 방법이야 많겠지만 유재석은 가장 큰 장점은 남을 비난하면서 웃기지 않는다. 회사 생활에서 적을 두지 않기란 매우 어려운 부분이지만 이런 식의 즐거움을 주는 이미지의 사람은 주목의 대상이나 적을 두지 않는다. 또한, 유재석은 꽤 오랫동안 무명 생활을 해왔다. 그래서인지 유재석에게는 낮은 자리에서부터 보살피는 섬김의 리더십이 눈에 띈다. 아랫사람들의 잠재력을 이끌어준다. 대조적으로 어떤 조직의 상사들은 부하직원의 공을 가로채기도 하는데 말이다. 항상 웃는 이미지 속의 나보다는 다른 이의 숨겨진 잠재력을 찾아주는 유재석의 이미지는 나에게 대표, 사장님의 롤 모델을 제시하여 주었다.

내가 '하고' 싶어 하는 말보다, 상대방이 '듣고' 싶은 말을 해라. _유재석 


위의 세명에게 각기 다른 직급을 비유하며 장점을 이야기했지만 결국 모든 회사원들에게 공통 적용되는 사항일 것이다. 소신을 가지고 사람을 대하는 ‘소신 남’의 이미지 박동훈 부장, 누구보다 계획적으로 철저히 생활하여 일과 삶에 몰입도가 높은 ‘자기관리 남’의 이미지 박진영, 남을 비난하지 않고 유쾌한 분위기로 주변 이의 잠재력을 살려주는 ‘분위기 남’이미지의 유재석까지 살펴봤다. 이외에도 장점이 되는 많은 롤 모델 이미지가 있을 것이다. 나에게 회사 생활에서 일어나는 복잡한 상황에서 어떠한 선택이나 행동이 옳고 그른지 고민이 될 때 위와 같이 나만의 롤 모델을 선정하여 ‘그 사람’이라면 어땠을까?’를 생각해보면 문제가 한결 쉽게 풀렸다. 


롤 모델을 선정하고 장점을 따라 하다 보면 회사에 생활에서의 좋은 이미지 메이킹에 도움을 줄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습관화되면 어느새 좋은 가치관의 일부분이 될 것이다. 회사에서 롤 모델이 없어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를 때는 이처럼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을 벤치마킹해 보는 것도 추천한다.




데일리타임즈W 박현호 기자 dtnews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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