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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데일리타임즈W Jun 22. 2020

[W렌즈 직장인 페르소나③] 직장인 퍼스널 컬러

‘난 원래 이래’라는 말은 변명에 불과하다. 이제는 영특하게 자신을 포장하고, 기획하는 사람이 기회를 쟁취하는 시대다. 페르소나는 ‘가면’을 나타내는 말로 ‘외적 인격’을 뜻한다. 책 <트렌드 코리아 2020>에서 꼽은 올해의 소비 트렌드 전망에도 '멀티 페르소나'가 등장하는데, 현대인들은 상황에 맞는 다양한 가면을 쓰고 살아간다고 설명한다. 워라밸 전문 매체 <데일리타임즈W> 6월 W렌즈에서는 나만의 페르소나를 만드는 방법에 대해 소개한다. 시각적 이미지 메이킹에 최적화된 퍼스널 컬러 진단부터 비대면 면접, PPT 등에서 활용할 수 있는 스피치 팁, 자신감 있는 체형으로 만들어줄 자세 교정, 일 잘할 것 같은 분위기 물씬 풍기는 데스크 용품 추천까지. 약간의 차이로 큰 변화를 만들 수 있는 유용한 팁들을 가득 담았다. 내가 원하는 페르소나를 계속 의식하다 보면, 정말 그렇게 된 나를 발견하게 될 것이다.
‘퍼스널 컬러’ 진단 차트와 진단천. / 사진= 김수영 기자

K뷰티의 전성시대에 ‘화알못(화장을 알지 못하는 사람)’은 수많은 색 앞에서 좌절감을 맛본다. 23호는 철인 23호를 명명하는 건지도 모르겠다. 자고로 색이란 빨주노초파남보 7가지 무지개 색상만 존재하는 줄 알았더니 브릭이며 에쉬며, 색은 날로 진화하고 있다. 평소 색조 화장으로 핑크보다는 코랄 계열을 선호하고, 옷은 베이지나 회색톤의 옷을 많이 찾는데 어디든 두루두루 어울리는 무난한 컬러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나에게 정말 어울리는 이미지가 뭘까?’하고 궁금증이 생기기 시작했다. 이왕이면 요새 핫하다던 ‘퍼스널 컬러’ 진단을 통해 나만의 이미지와 색을 찾고 싶었다. 수만 가지 색 중 사람이 가진 고유한 컬러와 얼굴 비율을 분석해 그에 따른 알맞은 스타일 연출법을 제안받을 수 있다면 화알못, 패알못들은 귀가 솔깃할 것이다. 고급스러움과 촌스러움이 외줄 타기하듯 립 컬러 하나에도 이미지가 달라진다면? 퍼스널 컬러와 얼굴 비율 분석을 통해 이미지 컨설팅을 받아보기로 했다. 이제 더 이상 섹시한 이미지를 상상하며 강렬한 레드립을 칠했다가 “쥐 잡아먹었니?”라는 소리를 들을 순 없기 때문이다. 


사전준비

진단에 방해될 만한 컬러 요소는 흰천을 덮어 제거해준다. / 사진=김수영 기자

퍼스널 이미지 컨설턴트 살롱 드 그레이시의 김예리 대표는 퍼스널 컬러는 나에게 맞는 100점을 만들어 가는 과정이라고 말한다. 즉 본인이 가진 피부, 눈동자, 헤어 컬러를 수정 보완하여 내가 도움을 받는 톤을 찾는 것이 퍼스널 컬러이다. 


먼저 정확한 결과물을 위해 흰 천으로 몸과 머리를 가려 진단 시 방해될 만한 컬러를 최대한 가렸다. 그리고 어김없이 쌩얼을 준비해야 했지만, 회사라는 공적인 공간에 사적인 쌩얼을 고이 내놓을 수 없으니 피부 화장만 지운 채로 진행하기로 했다. 피부 화장만 살짝 지웠을 뿐인데 뭔가 발가벗겨진 느낌이다. 게다가 몸에 하얀 수건을 두르고 흰 모자를 쓴 채로 거울을 보니 웬 사오정 한 마리가 수줍게 웃고 있다. 그렇게 회사 동료 둘과 함께 살짝 민망하지만 유쾌한 퍼스널 컬러 진단이 시작됐다. 


나는 웜톤일까? 쿨톤일까?

‘퍼스널 컬러’는 색색의 진단천을 통해 분석할 수 있다. / 사진=이예림 기자

컬러는 크게 명도, 채도, 톤(웜ㆍ쿨)으로 나뉘는데, 이는 진단천을 통해 구분할 수 있다. Value1부터 5까지 단계별 밝기가 다른 진단천을 몸에 대보며 내 이목구비가 살 수 있는 명도를 찾는다. 기자는 중안부가 길고 얼굴 가로 길이가 좁은 긴 얼굴형을 가지고 있는데 긴 얼굴형을 보완하고, 얼굴빛을 좋게 해주는 밝기와 색감을 찾기로 했다. 재미있는 점은 컨설팅에 참여한 세명 모두 전혀 다른 결과값을 얻었다는 것이다. 


명도에서 기본 화이트는 빛이 반사되면서 피부가 매끄럽고 환해 보이는 장점이 있었지만 긴 얼굴을 커버하기에는 부족함이 있었다. 다음 단계인 value1(연한 그레이톤)천을 가져다 대니 하안부에 살짝 그림자가 생기면서 미미하지만, 얼굴이 짧아 보이는 착시 효과가 생겼다. 차이가 미묘해서 전문가의 섬세한 눈썰미가 중요해 보였다. Value1에 해당하는 컬러로는 아이보리ž오트밀ž베이지 계열인데 다행히 평상시 선호하는 컬러였다. Value2, 3은 애매한 밝기로 세월의 흔적인 팔자 주름의 심술보를 더욱 드러냈고, 의외의 포인트는 Value4와 블랙에 가까운 Value5였다. 어두운 빛이 반사되어 얼굴을 조금 더 작게 축소해주고, 얼굴의 입체적인 구조가 잘 드러나게 해줘 애매한 중간 범위를 제외하고 모 아니면 도의 명도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 


컬러를 구성하는 명도, 채도, 톤(웜ㆍ쿨) 중 채도가 가장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고 진단받았다. / 사진=이예림 기자

문제는 채도였다. 기자의 취향은 채도에서 철저히 배신당했다. ‘봄 웜’ 진단을 받은 나는 명도와 채도가 높은 주황, 노랑, 초록 색상에 사랑스럽고 여성스러운 느낌이 베스트 톤이었다. 차선으로 색동옷을 입은 듯한 쨍한 비비드한 컬러나 아예 저채도의 색상이 오히려 잘 맞아 색상을 활용할 수 있는 범위는 큰 편이라고 했다. 

반면, 띠동갑 총무팀 막내는 나와 정반대의 퍼스널 컬러를 가지고 있었다. 나이에 맞는 상큼하고 발랄한 비비드한 립 색상을 선호했던 그녀에게 중채도의 ‘가을 웜’이 적합하다는 진단이 내려졌다. 20대 중반이 우아한 컬러가 잘 맞고, 30대 후반에게 상큼하고 켱쾌한 컬러라니… 나이를 먹을수록 혈색을 관장하는 헤모글로빈 수치가 낮아져서 원색이 잘 받는다는 슬픈 이야기가 뇌리를 스쳤다. 괜한 부러움에 막내 사원이 퍼스널 컬러 진단을 받을 때 나는 방청객처럼 ‘우와!’, ‘좋다!’, ‘부럽다!’라며 명치끝에서 올라오는 진심 어린 부러움을 토해냈다. 30대 초반의 김기자는 ‘겨울 쿨’톤 진단을 받았는데, 블랙 헤어, 맑고 하얀 피부에 레드 립, 청순한 듯 고혹적인 느낌이 잘 사는 메이크업과 헤어 컬러 등 평소 원하는 스타일과 잘 맞다고 했다. 

내 얼굴의 황금 비율을 찾아라!

정확한 얼굴 비율 분석을 위해서는 No 필터, No 어플! 순수 쌩얼이 필요하다. / 사진=이예림 기자

퍼스널 컬러 외에 이미지 컨설팅에 도움이 되는 진단이 있는데, 바로 ‘얼굴 비율 분석’이다. 얼굴 비율 분석은 성형학에 근거한 황금비율을 기준으로 개인이 가진 이목구비의 비율을 분석하는 이론이다. 이마 끝부터 눈썹(상안부), 눈부터 코끝(중안부), 코끝부터 턱 끝(하안부)까지 세로를 삼등분했을 때 1:1:0.8~0.9 정도가 황금 비율이고, 전체적인 가로 비율은 눈이 5개가 들어가면 ‘비율이 좋다’라고 한다. 대부분의 한국인은 중안부가 긴 비율을 가지는데, 유명 연예인들이 멋지고 아름다워 보이는 이유도 이 황금비율에 가깝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3대 미녀로 불리는 배우 송혜교는 말하자면 입 아프다. 얼굴이 완벽에 가까운 황금 비율을 자랑한다고 하니 역시 ‘연예인은 타고나는 게 반’이라는 소리가 맞는 것 같다. 

진단 며칠 전 필터와 앱을 사용하지 않은 순수 정면 쌩얼 사진을 전문가에게 보내야 했다. 퇴근 후 화장을 지우고 엄마에게 사진을 찍어 달라고 부탁했다. 거실 벽 한쪽에 자리를 잡고, 미소를 지었지만, 결과는 처참했다. 피켓만 안 들었지, 분위기는 흡사 ‘머그샷’이다. 보지 말아야 할 걸 본 사람처럼 황급히 두 눈을 질끈 감곤 엄마에게 좀 잘 찍어보라고 컴플레인을 걸었다. 엄마는 최선을 다하셨다고 했다. 내 얼굴이 최선이 아니였다. 

얼굴 비율분석과 퍼스널 컬러 진단을 기반으로 전체적인 이미지 컨설팅이 진행된다. / 사진=이예림 기자

내 쌩얼 사진은 분석되어 스티커로 가려진 채 돌아왔다. 프라이버시를 지켜준 퍼스널 컬러 대표님의 센스에 쌍 엄지가 올라갔다. 얼굴 비율은 예상했던 대로 중안부가 긴 스타일이었고, 얼굴 왼쪽편이 오른편보다 좀 더 큰 비대칭이었다. 얼굴 분석 자료와 진단받은 퍼스널 컬러를 기반으로, 챠트에 총정리를 하며 메이크업, 헤어, 옷 스타일 등의 컨설팅이 이어졌다. 긴 얼굴형을 보완하기 위한 헤어스타일 연출이 중요한데 웨이브가 풍성한 헤어로 가로 비율이 늘어나는 효과를 주거나, 머리를 묶거나 잘라 긴 턱선이 도드라져 보이는 배경을 없애주는 것이 좋다고 했다. 몇 년간 고수했던 왼쪽 가르마의 방향을 반대로 바꾸면 비율이 좀 더 큰 왼쪽 얼굴을 커버할 수 있고, 섀도잉을 적절히 잘 활용해 얼굴 축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했다. 

컬러별 메이크업 원포인트 레슨으로 ‘화알못’ 탈피하기

적합한 컬러와 피해야 할 컬러를 구분해 평소 화장품을 정리하고, 헤어컬러를 추천받는다. / 사진= 김수영 기자

평소에 사용하던 화장품을 챙겨 색상이 괜찮은지 체크받았다. 앞서 말했듯이 기자는 코랄 계열 색조 화장품이 많았는데 굳이 새제품을 구매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부족하거나 아쉬운 부분은 더 나은 컬러의 화장품으로 추천받았다. 각자 화장품 체크를 받다 보니 즉석에서 물물교환 장터가 벌어졌다. 덕분에 총무팀 막내의 핑크빛 블러셔를 득템할 수 있었다. 헤어 컬러는 물이 빠져 유독 밝아진 머리색과 뿌리 염색의 귀찮음으로 블랙으로 어둡게 톤 다운하고 차분한 느낌을 살릴까 고민 중이었는데, 블랙보다는 오렌지빛이 도는 브라운 색상이 부드러운 이미지를 살릴 수 있다고 추천해 주셨다. 얼마전 블랙으로 염색할까 미용실에 갔다가 더워보일까봐 시기를 늦췄는데 안도의 한숨이 나왔다. 

이미지에 맞는 명품 브랜드 추천 ‘에르메스’가 아닌 게 아쉽다. / 사진=이예림 기자

재미있었던 프로그램은 개인 이미지에 맞는 명품 브랜드 제안이었다. 기자는 러블리와 시크함이 공존하는‘끌로에’를 추천받았다. 직선과 곡선을 같이 활용해 러블리함과 시크함, 한 쪽으로만 치우치지 않는 밸런스가 중요했다. 옷이 러블리한 느낌이 강하다면, 벨트, 스퀘어 가방, 스틸레토 힐처럼 직선 요소가 많은 소품을 활용하는 것도 좋은 팁이다. 옷을 고를 때는 디자인이 심플하지만, 무늬가 많은 것보다는 디자인이 화려한 것을 취하는 것도 좋다는 조언도 잊지 않으셨다. 


내 컬러 취향을 온전히 다 가지고 있던 총무팀 막내는 ‘샤넬’을 추천받았는데 우리는 막내가 최고라며 또 한 번 방청객처럼 환호했다. 겨울 쿨톤의 김기자에겐 명품 중의 명품이라는 ‘에르메스’ 훈장이 주어졌다. 이미지에 맞는 명품 브랜드 추천이라니! 비록 명품을 구매한 건 아니지만 스타일링에 대한 예시를 시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어서 유익하고 훈훈한 시간이었다. 


퍼스널 컬러’로 이미지를 업그레이드하다

원포인트 메이크업 레슨은 참 많이 도움이 됐다. 다행인 건 기자가 평소에 하던 메이크업에서 디테일만 더 신경 쓰면 된다는 점이었다. 긴 시간 동안 진행된 컨설팅은 큰 도움이 됐다. 어렴풋이 느끼고는 있었지만 애매했던 컬러와 스타일을 정리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진단을 받은 다음 날 컨설팅대로 화장법과 헤어스타일을 변경했더니 주변으로부터 이미지가 한결 부드러워졌다는 피드백이 돌아왔다. 

퍼스널 컬러는 나와 잘 어울리는 컬러를 넘어 나를 도와주는 컬러이다. 내가 남의 눈에 100점으로 보일 수 있도록 수정ㆍ보완해주는 과정이다. 본인이 진정한 화알못, 패알못이라면 돈을 들여서라도 한 번쯤 꼭 진단받길 추천한다. 특히 대학을 갓 졸업하고 사회로 나온 풋풋한 사회초년생에게 도움이 될 것 같다. 회사에서 좀 더 프로페셔널해 보이고, 숨겨진 나만의 매력을 찾아 표출하길 원한다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나에게 맞는 찰떡 ‘퍼스널 컬러’로 내 이미지를 업그레이드해 보는 건 어떨까? 


■ 퍼스널 컬러 & 얼굴 비율 분석 자문



데일리타임즈W 이예림 기자 dtnews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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