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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선아 Oct 10. 2023

<내 앞에 아무도 없는 것과 내 뒤에 아무도 없는 것>

<내 앞에 아무도 없는 것과 내 뒤에 아무도 없는 것>

@w_unsoa

앞으로 나아간다는 것은 생존 그 자체의 힘
시선 끝이 비어있어도 괜찮아
질주함이란 소실점을 향해 수렴하는 거니까
꽉 조여지는 안락함으로 견딜 수 있어

누군가는 나의 뒤에 있어
언젠가 누구든 어디에든 닿을 거고
뒷사람이 나를 앞지른대도 나쁠 거 없지
마침 둘이 된 기분이니까

뒤가 텅 비어있는 공포스러워
시선을 사수할 수 없는 곳에서 혼자인 점이
스한 등이 계녹 굽어지고 움츠러들어
자꾸만 뒤를 보고 까무러치고 싶어지거든

캄캄하고 무성한 나무 터널에서 앞으로 가면서도
붙들려 맴맴 돌거나 오히려 뒤로 가는 기분이라
무섭고 슬픈 저주에 걸린 것 같아
깨어날 수 없을 듯이 무시무시한 예감이 들어

그러니까 내 손은 앞에서 말고 뒤에서 잡아줄래
등허리에 언제까지나 손이 닿으면 따뜻해서

아, 그럼 나는 정말 새벽 내내
가로등 없는 길도 건널 수 있을 테야




앞에도 있어주면 더 좋고

옆에도 사방에도


*이미지출처: 핀터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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