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 성공을 위한 마케팅 비법이란
친한 대학 선배가 졸업 후 킥복싱 체육관을 차렸다. 체대를 나온 나는 주변에 체육관을 운영하는 선배들이 많은데 알다시피 체육관 운영이라는 것이 그리 쉽지 않다. 망한 곳이 흥한 곳보다 훨씬 많다. 갓 졸업을 한 사회 새내기 선배들은 열과 성을 다하여 체육관을 살려 보기 위해 뛰어다녔지만, 체육관의 인테리어 비용도 뽑지 못한 채 도산하기 일쑤였다. 그 모습을 보니 섣불리 사업을 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만 커질 뿐이었다.
그런데 L 선배의 체육관은 달랐다. 방학 때면 관원이 200명이 훌쩍 넘게 모였고 채용한 사범님만 세 명이었다. 어림 잡아 선배의 한 달 수입이 얼마나 될지가 계산이 되었다. 나는 용감하게 선배에게 물어보았다.
“선배님, 대체 어떻게 이렇게 관원을 많이 모으셨나요? 비결이 뭐예요?”
선배는 무심한 말투로 이렇게 대답했다.
“전단지를 많이 돌리면 돼”
나는 적잖이 실망했다. 관원들을 흡입하는 뛰어난 프로그램이 있거나 사람을 대하는 특별한 방법쯤은 알려줄 줄 알았기 때문이다. 마치 영업기밀을 숨기는 것 같은 서운함마저 들었다. 그런데 얼마 후 선배의 말이 진짜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L 선배의 체육관은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열심히 전단지를 돌리는 것이었다. 1,000장의 전단지가 일주일 만에 동이 난다고 했다. 전단지를 뿌리면 뿌릴수록 사람들이 많이 지나다니는 장소, 전단지를 잘 받아주는 장소도 자연스레 깨닫게 되더라는 것이다. 관원이 많이 없을 시절, 투자해놓은 체육관의 활성화를 위해 무슨 일이든 못하랴. 이 전단지 배부 작업을 1년을 하자 체육관은 사람들로 발 디딜 틈 없이 바글바글하게 되었다고 한다.
어느 정도 체육관이 안정화되자 네이버 키워드 광고도 해 보고 입간판도 세워 보고 체육관 운영을 위해 안 해 본 것이 없다고 했다. 그러며 적지 않은 돈도 쏟아부었다고 한다. 그렇지만 전단지만큼 확실한 효과가 보장된 것이 없다고 했다. 전단지 홍보는, 체육관 근처에 거주하는 사람들에게 정확한 타깃 마케팅을 한 셈이고, 킥복싱을 모르는 사람에게 킥복싱의 좋은 점을 백날 설명하는 것보다, 원래 킥복싱 다이어트나 호신술에 목말라 있던 사람 눈에 띄는 것이 가장 확실한 마케팅 방법이었을 것이다. 그런데 말이 쉽지, 매일 꾸준하게 전단지를 돌리는 일이 어디 쉬운가. 위풍당당하던 선배가 매일 전단지 한 뭉치 손에 들고 체육관 문을 나서는 모습이 상상이 돼 괜스레 짠해졌다.
문득 창업을 배우겠다고 나서던 나의 수강생들이 생각났다. 쇼핑몰 오픈마켓 글로벌 판매 수업을 진행하다 보면 종종 이런 질문을 듣는다.
‘어떻게 하면 판매를 많이 할 수 있을까요 어떻게 하면 대박이 날까요?’
돌이켜보면 나의 대답도 꼭 같았던 것 같다.
‘좋은 상품을 많이 선별해 많은 마켓 곳곳에 올리세요.’
‘상품 선별을 더 많이 해 상품군을 늘려 보세요.’
이런 나의 대답 역시 처음 내가 선배에게 들었던 대답처럼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힘 빠지게 느껴졌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장사를 하는 데에 딱 이런 방법을 따라 하면 대박 난다는 공식이라는 것이 있을 수가 없다. 그러니 확률을 높여야 하는 것이다. 여기저기 내 상품을 노출시켜 보고 고객의 의견을 기반으로 한 나만의 마케팅 비법을 만들어낼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체육관 홍보를 위해 전단지를 많이 돌리던 중
‘아주머니들이 킥복싱을 배우지 않겠지.’
라고 처음에 생각했을 수 있다. 하지만 경험을 토대로
‘아이 엄마가 전단지를 받아가면 아이들을 등록시키는구나’
하는 식의 자신만의 노하우라는 게 쌓이기 마련일 것이다. 이것을 마케팅 공식화하자면
※아주머니가 전단지를 받아가면 아이들을 등록시킴!
과 같이 된다. 과연, 내가 아주머니에게 킥복싱 전단지를 쥐어준다고 선배처럼 체육관 운영을 성공적으로 할 수 있었을까.
그래서 창업이다. 절대 이 분야는 첩경도 없고 무작정 따라 한다고 성공할 수도 없다. 투자를 많이 한다고 해서 손쉽게 성공할 수도 없고 운 좋게 끝내주는 아이템을 만나서 대박을 터뜨렸다고 해도 내공 없이는 오래갈 수가 없다. 공을 들이고 시간을 들여 기본을 확실히 닦는 사람만이 살아남을 수 있는 만만치 않은 시장이다.
한 끗 차이다. 전단지를 1000장 돌리는 사람과 10장 돌리는 사람. 비법이 있는 것이 아니라 실행력이 있느냐의 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