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게 뭐라고 02.29
그녀 입에서
수없이 많은 말들이 폭포처럼 쏟아진다
나이가 들수록 입은 다물고 지갑을 열라는 말이
접어놓은 페이지처럼 눈에띄게 눈앞에 던져진다
따뜻함을 기대하진 않았지만 차가움은 거부하고 싶었다
가족이니까
이모는 나에게 너무 많은 말들을 쏟아냈고 나의 표정은 빠르게 굳어졌다
'아.... 더이상 듣기는 힘들겠다.'
울컥한다
화날정도로 외롭고 분하다
23살, 제대한지 3개월, 무소속
밥벌이는 하고있지만 어른들에게 내놓을 '뚜렷한 미래관'은 없다
그들이 '너는 뭐하니'라고 물을 때마다 나는 당황스럽다
그리고 나는 그들을 당황시키려고 노력하는것도 아닌데 매번 엉뚱한 대답으로
그들을 난처하게 만든다
나는 잘먹고 잘살고 있는데
오늘도 낮잠을 잤고 푸른 하늘을 보고 사진한장을 찍었고
피아노 연습을 하고 약간의 독서를 했고
지금도 이렇게 행복하게 하루를 마무리하고 있는데.
"그렇다면 나는 목표나 계획을 앞으로 세우지 않겠다."라고
씩씩거리면서 밤거리를 돌아다니다 집에 왔다
그리고 맛있게 저녁밥을 먹었다
사람들은 참 남의얘기에 관심이 많다, 그것밖에 없다
사람은 변하기도 하고 변하지 않기도 하지만
대체로 부정적인 성질은 잘 안변하는가보다
자기말만 하는 사람과 오래앉아있으면 참으로 피곤하다
어떤이는 나에게 지나치게 과묵하다고 하지만, 그는 스스로를 얼마나 돌아보는걸까
자신이 한타임만 입을 다물고 커피 한모금만큼만
기다려준다면 나는 입을 열수 있었을 텐데,
뭐 나도 그의 말을 그렇게 경청한것은 아니니 염려할 것은 없다
하, 참 슬프다, 이런 관계들이
나의 하루 중 일부를 차지했다는 것이...
오늘 브런치는
정말 사사로운 일기가 되어버렸다, 누군가 읽는다면 참으로 부끄러울거다,
이건 글도 아니요 문장도 아니다
그냥 내 생각을 대본처럼 적은 시나리오정도 되겠다
다음주에 새 노트북을 구입하면
본격적으로 소설을 써볼 생각이다, 이제 그곳에 적어갈 것이다
나는 오늘 낮잠을 잤다, 점심 먹고
오후2시부터 한 두어시간을 잔듯하다
아주 좋았다, 참 따뜻했다
그래서 오늘 행복하다
이게 얼마만의 낮잠인가, 퇴사 후 이런 소소한 행복이
빠르게 찾아온다는 것이 신기하고 재밌다
이모를 잃어버린 것 같아
기분이 좋지 않다,
나는 당분간은 이모를 볼 자신이 없다, 이런 이기적인 조카를 둔
나의 가족은 참으로 불쌍하다
새해 목표로
'아무 계획, 아무 목표 없이 살기'를 외쳤다
이 사회가 요구하는 미래나 계획을
실행할 수 있는 인간이 아니니까, 나는.
사는게 뭐라고 02.29
-글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