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이 좋다.

사는게 뭐라고 04.07

by SHaSS
친숙한 동네 공원 벤치에 앉아, 오늘 하루를 곱씹는다. 담배 한 대와 함께




노동을 마친 사람들이 물고기떼처럼

밀리고 밀려 도로에 쏟아진다

손을 씻고 옷을 털어내고 화장을 고치고

오늘 하루 아무렇지 않았다는 듯

너도 나도 퇴근 준비를 한다

익숙한 번화가는 사람 맞을 준비로 바쁘고

사람들은 실내에서 다시 실내로 들어갈 준비로 바쁘다

나는 횡단보도를 건널지 말지 고민하다

하늘에 빨간 칠을 해대는

저 죽어가는 태양을 보고는 더 가까이 간다



집 앞에는 공원이 있었고

고맙게도 내가 앉을 벤치 하나는 있었다

담배 한 대를 문다

깊게 들이 마시고 더 길게

내뱉는다 완전히 뱉어낸다

지금이 좋다

지금 이 공기가 좋다

지금 이 소리가 좋다

지금 이 바람이 좋다

지금 이 편안함이 좋다

그냥 다 좋다



오늘 하루도 잘 살았다

노동으로 먹었고

침묵으로 말하였고

기도로 살았다

모든 건 지나가고 있고

멈춰있는 것은 하나도 없다



사람은 변하고

시간은 흐르고

꽃은 피고

눈물은 떨어지고

기억은 바래지고

끝은 오고

다시 시작은 우릴 설레게 하고




04.07

사는게 뭐라고

-글 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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