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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연필로 쓴다

사는게 뭐라고 06.02

by SHaSS

詩라고 부를 수 있는 그때는 언제 올까.




종이 위에 연필이

나뭇잎 초록 위에 햇살이

각자의 소리를 내며

지나가는 우리를 조금 더 근사하게 만들어준다


어제는 또 한 명의

청년이 죽었다, 노동의 새벽이

울기 전에

청년의 노동은 자본이 만든 벼랑 끝에서

간신히 하루 또 하루를

버티고 있었다


버티다가 떨어졌다

하나 둘 셋

다음은 그다음은

나는 언제일까 그리고 우리는


종이 위에 연필로 적는다

근사하지만 금세 흑심은 뭉툭해졌고

보기에 예쁘지가 못하다

아니야, 그렇지 않단다

다시 깎고 또 깎아 다시 종이 위로 돌아오는

그 시간들 모두가

글을 생각하고 시를 고민하고

세상 어딘가에 있을 아픔에 공감하는

처연한 손짓 발짓이란다


종이 위에 연필로 적는다

외로움은 그대로인데 요새 나를 못 살게 구는

무지에 대한 탐욕이 오늘 밤도 지랄이다

이 망할 것



-(연필로 쓴다, 흑애)



notebook pencil.jpg






사는게 뭐라고


06.02


-글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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