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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조용히

사는게 뭐라고 160822

by SHaSS



손바닥으로 입을 막고 눈을 조용히 감는다

나는 이제 조용히 숨을 쉴 거야

나는 이제 조용히 눈을 떴다가 다시 감을 거야

나는 이제 조용히 반지를 빼고 연필을 깎을 거야

나는 이제 조용히 종이 위에 무언가를 쓸 거야

나는 이제 조용히 초를 켤 거야


너는 내게 사라지고 싶다고 했지

조용히 사라지는 시간이 필요하지


생각했지만 말하지 않은 것들

말했지만 말하지 않은 것들

중얼거리지만 들리지 않는 것들

뱉어보지만 이해할 수 없는 것들

그런 것들을 위해 나는 초를 켜고

조용히 숨을 쉰다




-(黑愛, 조용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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