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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무제 160822

사는게 뭐라고 160822

by SHaSS



삼킨 말들을 토해 낼 곳이 없어 종이 위에 쏟는다

매번 이 종이에게 미안하다

더러워지고 더러워지고 더럽게 만들었다


침을 뱉고 담배를 피우다가 문득 외롭다 느낀다

이 세상엔 내 힘으로는 도저히 당겨지지 않는 줄 하나가 있다고

그렇게 종이 위에 힘없이 쓴다


침묵이 두렵고 소음을 거부하려 이어폰을 꽂는다

볼륨은 아주 크게 눈은 종이 위에 고정시킨다

그렇게 하면 아주 조금은 사는게 두렵지가 않다


사랑하는 사람은 나를 기다리고 있는데

나는 계속해서 주저앉는다

다시 이 생을 사랑할 수 없을 것 같을 때

흔들리는 나뭇잎이 내게 말을 건다

우리에게는 아직 이 흙과 자연 앞에서 배울 것이 남아있다고




-(黑愛, 무제 16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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