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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작은 방

사는게 뭐라고 160824

by SHaSS



그대를 안고 싶어서 하늘 한 번

그대를 안고 싶어서 땅 한 번

그대를 안고 싶어서 나무 한 번

그대를 안고 싶어서 흙 한 번


일몰이 도시를 향해 인사하고

여름의 끝자락 더위에 지친 나무들은 죄다

머리를 아래로 내팽개치고 우리들처럼 쉬고 있다


미련한 마음아 지친 내 두 다리야

조금만 더 버텨주지 않겠니 저기 너의 집이 있단다


우리는 손과 발을 씻고 반지는 잠시 빼두고

사진도 찍지 않고 연필도 잡지 않고

죽은 듯이 조용히 숨 쉬며 하루의 끝을 관람하자


해는 떨어졌고

보라색 하늘 아래

너와 나만이 이 작은 방에 있다




-(黑愛, 작은 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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