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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HaSS Aug 28. 2016

詩 세글자

사는게 뭐라고 160828




네가 내 단조로운 이름을
작은 소리로
불러줄 때마다
나는 형편없는 심장에서 시작해서
폐와 간이 생기고
뼈와 근육이 만들어지고
손가락과 발가락이 길어진다
눈썹이 길게 자라고
아랫 입술은 두툼해진다

사람이 사랑 없이도
살 수 있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더랬다

그러나 지금은 어떤가 네 목소리에서
내 이름 세글자를 찾을 때마다
나는 조금씩 조금씩
엄마 뱃속 아기처럼
자란다
자라난다

언젠가는
그 뱃속에서 나와
밖으로
걸어가겠지

-(黑愛, 세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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