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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엉군 Dec 06. 2018

CODA, 탐구하는 마음으로 리셋

인도주의 활동가 시즌2를 열며


언제나 그렇듯 정신을 차리면 12월입니다. 4분기는 늘 11월 세계기아리포트 행사 준비와 리뷰로 증발해 버리네요.


그 기간 중에 제 계약기간은 종료되었고, 정규직 재계약을 맺었습니다. 어차피 2년 할 마음으로 시작했던 것은 아니지만, 막상 계약이 종료된다니 이런저런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힌트를 얻을 수 있을까 싶어, 새벽에 틈틈이 시간을 쪼개 피아니스트 류이치 사카모토의 작품세계를 담은 다큐 '코다 CODA' (2017)를 봤습니다. 암에 걸려 모든 음악작업을 중단했던 그가 동일본 쓰나미에서 살아남은 피아노를 찾아가는 것으로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다큐는 영원한 소리를 찾아가는 그의 탐구의 여정을 추적하죠.


쓰나미 피아노를 찾은 사카모토, 코다


그 탐구 정신이 제 마음에 와닿았습니다. 쓰나미 피아노처럼, 빗소리처럼 그렇게 말이죠. 그리고 대학원에 지원을 했습니다.


커리어를 위한 석사과정이 아니라서, 이왕이면 지금 몸담고 있는 민간 섹터의 고민을 극대화할 수 있는 곳으로 정했습니다. 신기하게도 석사 과정과 함께 새로운 단계로 넘어간 기분이었습니다. 결정하기 전까지는 가도 그만 안 가도 그만이었는데, 막상 면접을 보고 오니 선을 넘었다는 느낌이 확 오더군요.


이전의 3부작 글을 통해 공부에 대한 갈증은 토로했지만 학업을 염두에 둔 것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번역을 하고, 글을 쓰고, 행사를 마칠 때마다 겨우겨우 트렌드의 끝자락만 움켜쥐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좀더 깊이 들어가야한다고, 또 하나의 결단이 필요하다는 것을 어쩌면 이미 알고 있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두번째 스무살에 맞이하는 학업에 설레임은 없습니다. 오히려 이번에는 좀더 처절하게 학문하자 다잡아봅니다. 학부 시절은 학문의 '학'이나 맛보았을까요. 만학도는 아니지만 손석희 님의 지각인생에 힘입어 제대로 해보고 싶습니다.


그 여정에 가능한 많은 국내외 단체와 동료들을 만날 수 있다면 정말 행복할 것 같습니다. 연구 주제도 목적도 제각각이겠지만, 같은 시공간에 함께 만난 인연을 소중히 할 수 있다면 너무나 좋을 것 같습니다.


그러면 이 고독한 길도 조금은 더 든든하고 멋스럽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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