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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엉군 Apr 09. 2023

친근한 아침밥


#아침밥


완도 출장을 가는 날 아침, 알람 소리에 네가 일어났다. 스트레칭을 하는 내 앞 소파에 네가 앉았다.


춥다

벌써 일어났어? 기다려봐


이불을 덮어주었다. 호랑이 이불과 함께 네 얼굴에도 온기가 번졌다.


아빠 아침 먹을꺼야?

아니, 먹을 시간 없을거 같아. 이따 엄마랑 같이 먹어

내가 차려줄께

(엥?)


아침 6시 15분이었다.



#친근한


멸치볶음에 애호박무침. 내가 어제 차려준 것과 같은 식단. 함께 밥을 먹으며 네가 말했다


나 친근한 언니 생겼다~~

친근한? '친근한'은 '친한'의 전단계인가?

아냐. '친근한'은 친한보다 더 친한거야

아 친하고 가까운 사이인가 보네


아침밥은 평소보다 조금 많았다. 그래도 네가 처음으로 차려준 아침밥이라 다 먹었다. 다녀오겠습니다 인사를 건네고 길을 나섰다.


용산역에서 국장님과 이사장님을 만났다. 두 분은 김밥과 순두부를 각각 주문했다.


장 팀장은 안 먹어?

네 아침 먹고 왔습니다. 아주 귀한 아침밥을요


기차 출발하자 조금씩 미소가 번졌다. 생각할수록 그건 아주 특별한 아침밥이었구나 싶었다. 너에게 문자를 보냈다.


오늘 친근한 아침밥 챙겨줘서 고마웠어. 잘 다녀올께요. 내일 만나!

응. 언제 올거야?

내일 저녁 10시입니다


회신은 없었다. 등교시간이니 그러려니 했다. 그런데 30시간을 넘겨 다음날 저녁 9시 40분이 되어서 돌아왔다.


알겠어


참 친근한 답장이다 이 놈아. ㅠㅠ




서울-목포-완도-목포-오송-청주-오송-서울 환상열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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