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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엉군 Oct 27. 2020

CEO를 수신자에 올리면 일어나는 일

뉴스 모니터링


뉴닉, 오렌지레터, 폴인 등 뉴스레터 구독 서비스가 정보 습득 방식을 변화시키고 있습니다. '디커플링'의 저자 탈레스 테이셰이라는 저커버그의 티셔츠를 예로 들며 이러한 구독 경제가 '한 번 설정하고 잊어버리기 Save It and Forget It'라는 메가 트렌드라고 분석했습니다. PR에도 간단하지만 파워풀한 구독 활동이 있습니다. 바로 '뉴스 모니터링'입니다.


뉴스 모니터링은 내부 공중을 수신자로 하는 기본 활동이기 때문에 그 중요성이 저평가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조직내 의사결정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나아가 협업을 촉진할 수 있는 중요한 통로로 작동할 수도 있죠. 이를 위해서는 세 가지가 중요합니다.






#1. 수신자 리스트

       : 최고 의사결정권자를 포함시킨다.


홍보팀이든 커뮤니케이션팀이든 PR 부서가 셋팅되면 가장 먼저 해야할 업무는 뉴스 모니터링입니다. 사실 뉴스 모니터링은 꽤 귀찮은 작업입니다. 뉴스 스크랩의 형식(신문 지면, 영상 캡쳐 등)에 대한 기대가 까다롭고 발송 시간도 이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런 건 중요하지 않습니다. 중요한 건 수신자 리스트입니다.


수신자 리스트에는 최고 의사결정권자가 포함되어야 합니다. 회장님과 CEO가 들어가야 합니다. 그렇지 않을 경우 뉴스 모니터링은 힘이 없습니다. 그런 모니터링은 외부 에이전시에서 진행해도 무방합니다. 하지만 최고 의사결정권자가 수신자에 들어오는 순간, PR 부서는 가장 강력한 언로(言路)를 확보하게 됩니다.


최고 의사결정권자가 수신자일 경우 모니터링 결과물은 임원들의 출근 시간 전에 발송이 완료되어야 합니다. 모니터링 기사는 하루를 시작하는 화두가 됩니다. 단체는 물론 업계의 주요 이슈가 있는 경우에 최고 의사결정권자는 첫 미팅에서 각 부문의 수장이나 임원들에게 묻습니다. "그 기사 봤어요?"




#2. 검색 키워드

        : 단체의 우선순위를 결정한다.

 

뉴스 모니터링은 특정 키워드를 중심으로 진행됩니다. 사업과 활동에 필요한 모든 키워드를 검색값으로 설정하면 이상적이겠지만 (그럴 필요도 없거니와) 작업 시간 측면에서 그 숫자를 제한할 필요가 있습니다. 팀의 규모와 발송 시간에 따라 다르겠지만 저의 경우에는 1시간 이내로 진행할 수 있는 범위로 한정합니다. 모니터링 범위는 브랜드, 경쟁사, 사업, 기술, 정책환경 등입니다.


검색 키워드는 진화해야 합니다. 핵심 키워드는 지속적으로 남아야 하지만, 단체의 기회와 위기 요인 등 외부 환경 키워드는 전략기획, 재무, 인사, 법무, 연구개발, 신사업, 영업, 마케팅 등 부서와 활발히 협의하며 넣고 빼기를 반복해야 합니다. 1년을 주기로 매년 연말에 검색 키워드 업데이트 작업을 진행하며 주요 부서들과 대화를 나누면 단체가 나아가는 방향과 그 경로를 가늠할 수 있습니다.



#3. CEO 브리핑

       : 정보를 우리의 이슈로 번역한다.


뉴스 클리핑 파일을 만들었다면 이메일 바디를 '브리핑'으로 채워야 합니다. 수 십개의 정보를 일렬로 나열하면 평범한 활동입니다. 중요한 정보를 선택해 맥락을 만들어 우리 단체의 이슈로 번역해 전달해야 합니다. 취사선택은 자의적일 수 있습니다. 때문에 단체 전체의 성장 방향과 현재 고민을 모두 파악하고 있어야 합니다.


말이 뉴스 모니터링이지 수신자에 최고 의사결정권자가 있다면 메일 한 통 한 통이 모두 CEO에게 보고하는 브리핑입니다. 메시지에 따라 특정 부서를 살릴 수도 있고 죽일 수도 있습니다. 성과가 있다면 이를 잘 드러내주어야 하고, 과실이 있다면 배려해 주어야 합니다. 특히 아직 보살핌이 필요한 신생 브랜드나 사업에 대한 촌철 기사는 실수로(?) 빠트리는 역지사지 씀씀이도 필요합니다.






위의 세 요소를 갖춘 뉴스 모니터링은 강력합니다. 단체의 회의 문화나 복지를 바꿀 수도 있고, 새로운 사업이나 파트너를 연결해줄 수도 있습니다. 뉴스 모니터링이 신뢰를 얻고 제대로 작동하면 동료들은 그 정보와 메시지를 진지하게 수용합니다. 그러면 작은 정보 하나가 부서내 대화를 촉진시키고 부서간 협업을 이끌어내는 아름다운 장면을 목격하실 수 있을 겁니다. ^^






TIP. 신문을 통한 AE 역량강화 트레이닝


처음 PR대행사에서 일을 시작했을 때 부장님은 AE 실무자의 역량 강화를 위해 별도의 모니터링을 지시하셨습니다. 매일 아침 신문을 보고 그 날의 공동 기획, 캠페인, 사진 뉴스를 확인하고 표로 정리하라고 하셨죠.


공동 기획 기사를 볼 때는 언론사가 어떤 아젠다를 만들어 가는지, 그 맥락을 어떤 구성으로 풀어가는지, 그리고 공동 기획 파트너는 어느 시점에 어떤 방식으로 메시지를 전달하는지를 확인해야 했습니다.


캠페인도 비슷한 포인트를 체크합니다. 다만 캠페인은 특성상 정부기관이나 비영리단체들과 진행하는 경우들이 많아서 이해관계를 떠나서 어떤 명분이 토대가 되는가를 더 집중해 살펴보았습니다.


사진 뉴스는 비주얼 메시지와 이벤트 측면에서 모니터링했습니다. 어떤 모델을 쓰는지, 시의성과 장소는 어떻게 결합되어 있는지, 매체마다 사진이나 캡션은 어떻게 다른지도 확인했습니다.


돌아보면 이 수련은 퍼블리시티 활동의 결과물을 내재화하는 과정이었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임팩트 있는 결과물을 만들어 내기 위해 우리가 만들거나 확보해야 하는 요소들을 관찰하는 시간이기도 했구요. 뉴스 모니터링은 업계를 넘어 시야를 확장할 뿐만 아니라, 최상의 결과물을 만들기 위한 기획 노트가 되어주기도 합니다. 무념무상으로 도 닦던 그 시절이 그립네요. ㅎ


이미지 출처: 영화 인턴(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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