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총 더하기

by 채유강

유치원에 다닐 때였어.


인호와 성근이라는 친구가 있었는데

우리는 우리를 삼총사라 불렀어.


인호는 찰랑거리는 생머리가 잘 어울리는 남자애였어. 딱 봐도 좋은 것만 먹고살 것 같은

귀티가 좔좔 흐르는 친구였지.


성근이는 얼굴이 조그맣고

까무잡잡한 피부를 가졌는데

눈이 쫙 찢어진 게 매력적인 애였어.


그런데 어느 날 성근이가

조그만 병아리를 한 마리 키운다는 거야.

길 가다 어떤 할머니한테 샀다면서.


사실 나는 길가에서 파는 병아리를 사면 안 된다는 것을 알고 있었거든.

대부분 일찍 죽어버린다고.

키울 수 없는 거라고 어른들이 말해줬었거든.

병든 병아리만 판다고도 했고,

약을 먹인 병아리를 파는 거라고도 했어.


성근이는 우리에게 병아리를 보여주면서

이름을 짓자고 했어.


나는 4총이 좋겠다고 했어.


왜 4총이냐고?


우리가 삼총사니까 병아리는 4총이야.


내가 1총, 인호가 2총, 성근이가 3총.

그랬더니 난리가 났어.

서로 자기가 1총이라고.


자기가 제일 잘생겼으니까,

제일 힘이 세니까,

제일 키가 크니까,

하다 하다가 자기가 제일 까마니까 1총이라고도 했어.


몇 날이 지나가도

자기가 1총이라는 논란은 끝나지 않았어.


다행히 4총도 잘 컸어.

쌀만 주는데도 아프지 않고 씩씩하게 잘 크더라.


우리는 4총이 병아리에서 닭이 되어갈 동안

매일 4총에게 물어봤어.


-누가 1총이냐고.


4총이 고개를 약간 흔들어대면

그 방향에 있던 아이가 환호를 질러대며 좋아했어.


그때부터였던 것 같아.

늘 남보다 앞서야 한다는 강박을 갖게 된 것 말이야.


내가 항상 1총이어야 한다고.

내가 최고여야 한다고.

반백년을 그리 살다가 문득 깨달았어.


숫자만 따지는 인생이었구나,

입체적인 삶을 한 번도 살지 못했구나...


그런데 내려놓고 싶어도 방법을 모르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