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맨
슈퍼맨.
어렸을 때 정말 좋아했던 영화야.
슈퍼맨이 하늘을 나는 장면이 그렇게 좋았어.
파아란 하늘을 가로지르면,
꿈을 향해 날아가는 것 같고,
희망을 찾아 어디든 갈 수 있을 것 같았어.
집에 커다란 비치 타월이 있었는데,
그걸 슈퍼맨 망토처럼 등에 걸치고
하루 종일 슈퍼맨 흉내를 내곤 했어.
마룻바닥에 배를 깔고 엎드려서
오른손 주먹을 불끈 쥐고
팔을 쫙 뻗으며 날아가는 흉내를 내곤 했어.
얼마나 몰입했냐면,
내가 정말 슈퍼맨이 된 것 같아서
그대로 창문 밖으로 뛰어내리려고 했었어.
진심으로 뛰어내리려고 했어.
그것도 여러 번...
나이가 들어 멍하니 하늘을 보다가
내 어릴 적 슈퍼맨이 떠올랐어.
입가에 자연스럽게 스미는 미소를 머금고
잠시 쉬려고 고개를 젖혀 먼 하늘을 봤어.
하늘 멍을 하면서
잠시 잠깐 구름이 되어보기도 하고,
바람이 되어보기도 했지.
가만히 구름의 움직임을 좇다가
문득 나 자신에게 물었지.
왜 사냐고,
그랬더니 가벼운 웃음이 나더라.
*왜 사냐건 웃지요.
-김상용 시인의 시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