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하루를 잘 사는건 세상에서 제일 어려운 일
쉬울것 같은 것들이 제일 어렵다.
나는 단발성 이벤트를 좋아하는 것 같다. 그래서 박물관에서 이벤트를 하거나 행사할때 발로 뛰는 업무가 어렵지 않다. 몸을 쓰는 업무가 나한테 맞는건지. 어쨌든 행사나 이벤트를 하며 사람들을 응대하는게 어렵지 않다.
그런데 단발적으로 만나는 사람들은 어렵지 않은데, 매일 보는 사람들이 어렵다. 그리고 매일 반복되는 일상인데, 어제와는 다른 일들이 일어나 예상치 못한 일들이 나의 일상에 일어날 때 당황한다.
그런데 잘 생각해보면 37년, 하루도 같은 날은 없다.
직장다니면, 이런 일도 있고 저런 일도 있는건데도
육아하다보면, 이런 일도 있고 저런 일도 있는건데도
일상은 똑같은 것 같은 포장지도 꾸며져 있지만, 그 속의 내용은 정말 디테일하게 다르다. 눈여겨보지 않으면 무심코 지나갈 정도로 비슷한듯 다른 느낌인거다. 매일 다른 일이 일어나고 매일 나는 당황스럽다.
알면서도 늘 당하는 기분이다. 어디선가 들은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노여워말라>는 말이 그런 말일까. (또 속았다. 라는 느낌이 들어서 이 말이 떠올랐다.)
어느 날 문득 혼자 생각하길, <참는다>는 표현 자체가 지극히 자기중심적인 사고 같았다. 이 생각이 든 후로는 다양한 입장에서 생각하려고 노력했다. 특별히 <억울함><분함> 같은 기분은 유독 내가 상대에게 뭔가 당해서, 나만 참는다고 생각할 때 느끼는 기분이라 경계했다. 모두가 각자의 입장에서 어느 정도 정당함과 억울함을 가지고 사는 것 같아 보였기 때문이다. 절대 기준이라는게 없고 나에게는 세상 만사가 상대적으로 느껴져서 그랬던 것 같다.
그러고 보니 나의 일상은 예상치 못할 사건들이 점처럼 계속 이어져 인생이라는 선을 만드는 것 같았다. 인생의 관점이 이렇게 생각되다 보니, 관계라는 것도 개인 대 개인으로 보게 되는 것이다. 관계속의 갈등도 전적인 어느 한쪽의 잘못이란 없고, 쌍방간의 충돌처럼 여겨졌다. 각자의 짐을 지고 수고한 개인만 있을 뿐이다.
그래서 오늘도 수고했다! 원인. 분석. 과정. 결과. 평가 등 깊은 생각은 접어두고. 그냥 수고했다. 애썼다. 라고 상대에게나 나에게 말해주고 싶었다. 집밖의 사람이건 집안의 사람이건 수고한 개인만 남을 뿐. 수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