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이가 사건의 중심이 되길 바라지 않는다.
엄마의 속마음(2023.3.19)
회피형 엄마는 주말 동안 다른 학부모로부터 들은 내 아이의 이야기 때문에 마음과 정신이 산란했다.
하. 이놈의 쉑히.
첫째 아이는 텐션이 높다. 놀아본 애들이 잘 논다고. 좋은 말로 하면 놀 줄 아는 아이고, 엄마가 어떤 반응을 할지 뻔히 알기 때문에 자기의 재미를 스스로 찾는다. 난 개인적으로 그 부분을 나쁘게 보지 않는다. 나의 부정적 반응에 대해 자기 스스로 대안을 세워 나와 딜을 하는 게 아이의 성장에 좋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이 들지 않는다. 그래서 그냥 아이도 나도 서로를 이해해 간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최근 들어 집에서 계속 거슬리는 부분이 있었다. 장난의 수위를 조절하지 못하는 것과 <하지 마>라고 할 때 멈추지 않는 것. 나는 이것이 나에게 최대 스트레스였다. 왜 장난이 끝도 없나? 남의 기분을 상할 때까지 하는 게 장난인가? 결국은 한쪽이 울어야 멈추게 되는 그 상황이 진절머리가 났다. 또, 상대가 하지 마!라고 할 때 멈추지 않는가? 동생이 말할 때도 멈추지 않거니와, 나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그래 좋게 생각하면 편하니까 그러겠지 싶었다. 엄마니까. 동생이니까.
주말에 반모임을 가졌다. 어떤 계기가 있어서 모인 것은 아니고, 편하게 놀자고 모였다. 즐겁게 놀자고 불러 모았다.
주중에 사건이 있었다. 우리 아이가 남의 아이를 울렸고, 남의 아이가 우리 아이 얼굴을 할퀴었다. 사건은 이러하다.
H 여자아이가 우리 아이에게 아이의 발을 잡아당기는 장난을 했다. 우리 아이는 그 장난을 그냥 받아들이고, 그 이후에 다른 아이, O 남자아이에게 똑같은 장난을 했다. 그때, H 여자아이는 <더 꽉 잡아>라고 했고, 우리 아이는 재미있다는 이유로 꽉 잡았다. O 남자아이는 싫다고, 하지 말라고 했는데 우리 아이가 계속 장난을 하자 방어하다가 손톱으로 우리 아이 얼굴을 할퀴었다.
나는 여기까지는 선생님과 내 아이의 말을 통해 알고 있었다.문제는 다음이다. 다른 학부모를 통해 또 하나의 사건을 전해 들은 것이다.
이번에는 S남자아이가 하교 후 집에 돌아오더니, 갑자기 울더란다. S남자아이는 평소 누가 내 몸을 터치하는 것을 싫어한다고 한다. 그래서 몸으로 하는 터치, 장난이 심해지면 스트레스가 쌓인다 한다. 그런데 우리 아이가 발로 등을 툭툭 쳤다는 것이다. 그 뒤 문제는 다른 아이들이 S남자아이에게 우리 아이의 장난을 따라 했다는 것이다.
하. 이쯤 들으면, 이분법적 사고에 의해 우리 아이는 틀림없는 가해자가 된다.
사건의 중심에 네가 있구나. 엄마가 도대체 너에게 뭘 가르친 거니. 하며 속이 들끓게 된다. 그런데 문제는 이걸 아이에게 어떻게 지도할 것인가. 과도한 관계에 대한 간섭도 부모인 내가 할 건 아니라고 생각되었으나, 적어도 친구가 싫어하는 건 하지 않는 게 원칙임을 알려주고는 싶다. 그쪽이 먼저 했건 안 했건 싫은 내색이 보이면 장난도 멈출 줄 알아야 한다고. 그렇지 않으면 이것이 상대에게 고통이고 폭력임을 이제는 알아야 하지 않나 생각이 들었다.
네가 하는 모든 것에 자율성을 나는 훼손하고 싶지 않다.
그런데 그것에 대한 책임이 너에게도 분명 존재한다는 걸 네가 배웠으면 좋겠다. 친구가 네 즐거움의 도구가 아니라, 친구라는 존재의 감사함을 배웠으면 좋겠다.
감사한 것은 학부모님들이 정황상 얘기를 본인 아이들에게 듣더니, 아이들 간의 장난에 내 아이가 소심하고 예민해서 그렇다고 얘기해 주신 점이다. 이해해 주시고, 아이들이 서로에 대해 더 알아가고, 더 뛰어놀고 편안하게 놀도록 시간과 환경을 마련한다.
나는 심란한 마음을 정리하고, 아이에게 지도해야 한다. 상호 간의 장난은 서로가 편안해야 함을, 누구 한쪽이라도 불편함을 호소하면 멈춰야 함을. 내 생각에 위험할 것 같으면 <장난이라도 그만하자>라고 용기 있게 말해야 한다고. 매 순간 가르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