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하듯 써보겠다(2023.4.20)
나아지지 않는 상황을 나아지게 하려는 노력이 지친다.
나아지지 않는데, 나아지게 하려는 노력이 무슨 의미가 있는 건지 모르겠다. 가족관계도, 나의 일자리 문제도, 일에 뛰어든다고 더 나아지지 않는 형편도.
가만히 보니, 나의 경우는 스스로 이 상황이 탐탁지 않다. 노력해도 나아지지 않으니 1차로 힘들고, 노력해도 티가 안 나니 2차로 힘들다. 노력해도 가족들은 알아주지 않고, 탐탁지 않은 표정으로 그냥 살아라는 듯한, 혹은 살림이나 잘해라 애나 잘 키워라는 듯한 말을 흘리니 3차로 더 힘들다.
사실, 더 정확히는 내가 뭘 원하는지 모르겠다.
38살. 내가 원하는 게 뭔지 모르겠다는 내가 불쌍하다. 하고 싶은 게 있어도 하지 못하는 이유가 형편인지. 나인지. 아님 하고 싶다는 그게 가짜일 수도 있는 건 아닐까?(현재의 상황을 벗어나기 위한 모면책?)
삶을 좀 유연하게 바라보고 싶다. 이럴 수도 저럴 수도 있지. 반드시 이렇게 살아라는 강박은 누가 준 것인가? 살림을 좀 못할 수도 있지. 남들이 나에게 말을 함부로 할 수도 있지.(너를 폄하하는 게 아니다.) 지원서 떨어질 수도 있지. 직장 못 잡을 수도 있지. 다르게 살 수도 있지. 하고 싶다는 게 없을 수도 있지. 하기 싫은 일을 억지로 할 수도 있지. 내가 좀 손해 볼 수도 있지. 회피할 수도 있지. 후회할 수도 있지. 뭔가 잘못될 수도 있지. 그럼 고치면 되지. 다시 수정하면 되지. 다시 살면 되지. 중요한 건 삶이 끝난 건 아닌데 말이다.
선택에 대한 책임을 지고 싶지 않은 건지. 궤도에서 벗어날까 봐 두려운 건지. 누가 내 탓하는 게 듣기 싫은 건지 아님 내게 주어진 일을 다 못할까 봐 걱정되는 건지. 아님 인정받고 싶은 건지. 내가 진짜 원하는 삶을 못 살까 봐 그런 건지. 진짜 원하는 삶이 뭔지도 모르겠지만, 그걸 살아낼 용기는 있는 건가?(이런 생각을 하면 용기도 없다.)
솔직해서 탈이지만, 솔직해야 직면한다. 머리가 너무 아팠다. 그냥 생각보다 남들은 용기 있게 사는 것 같은데. 나는 참 겁이 난다. 그리고 스스로 위축되니 또 주어진 환경 속에서 불평거리가 생긴다. 또 남들이 변하길, 환경이 변하길 바란다. 나는 변하지 않으면서.
생각만 죽어라 했다. 오늘 생각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