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감정의 정체를 알았다.(23.4.21)

섭섭함과 억울함에 대해

by 소국

나는 무언가를 하면, 어떤 성과가 나는 걸 좋아한다.

성과가 없으면 뭔가 허전하고, 답답하다. 정체된 느낌이랄까. 그런데 양육을 10년 하니, 눈에 보이는 성과는 오히려 아이와의 관계를 망치는 것 같았다. 수학 몇점 이런게 아니라, 내 뜻대로 되어야한다는 박에 내 앞에서 말 잘 듣는 아이가 되길 바라는 마음이다. 밥을 뚝딱 먹고, 숙제 뚝딱 하고. 이런걸 양육의 성과로 받아들였다. 얼마나 모자란 생각인지. 이게 아이의 성장에 무슨 도움이 되나. 그런데도 그걸 한다.


챙김과 보살핌이라는 가면 아래 교묘하게 조종하고 싶은건지. 아님 어떤 성과를 내고 싶은건지.


그리고 나의 열심을 알아주지 않으면, 얼마나 섭섭하고 억울해하는지 모른다. 열심.열심.심히는 좋은데, 무얼 위해 이렇게 열심히 하나. 싶을 때가 있다. 최근 며칠 마음이 불편했다. 나는 애쓰는데 성과가 없고, 식구들은 별로 탐탁지 않은 표정이다. 게 마음이 컸다.


성과가 없었던 것 같은 이 느낌. 그런데 그게 맞물리게 사람들의 말이 나를 파고드는 것 같을 때.


감정이 올라왔다. 섭섭함. 억울함.


이런 감정을 상대방에게 직접적으로 말하지 못하고, 쌓아두고는 오히려 상대방이 원하는걸 더 열심히 했다. 그런데 상대방은 내 마음을 모른다. 열심히 하고, 눈치를 봤다. 눈치를 보지 않아도 괜찮은데, 충분히 상대도 내 열심을 아는데도 눈치를 본다.


그래서 힘들었다.


결국 나는 내 감정을 상대방이 알아주길 바랐다. 섭섭하고 억울했다는 그 감정을. 일단은 참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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