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오늘

최근에 삼성 무선이어폰을 샀다.

그리고 눈에 띄는 것들.

by 소국

사실 무선이어폰에 대한 로망은 없었다.


나의 경우는 매번 남들의 삐까뻔쩍을 부러워하거나 나의 신세를 한탄할 뿐, 뭔가 딱히 뭘 갖고 싶거나 하고싶은게 없다. (이제보니 멋있는 것들로 자신을 꾸밀 줄 아는것도 능력같다.)


그런데 남편도 요즘 힘든지, 신세한탄이 꽤 깊다.


그러더니 없는 살림에 어버이날을 핑계삼아 양가부모님+ 아내 무선이어폰을 산다. 본인은 어머님이 쓰시던 무선이어폰을 쓰겠단다. (결국 본인이 쓰고 싶었던 것 같은데, 아내도 신경쓰이고 양가부모님도 생각났나보다)


나는 뭐 그렇게 썩 반갑지 않았다. 생각보다 지출이 컸기 때문에 마음놓고 좋다고 난리법석을 피울순 없었다.


그런데 지금 2주쯤 사용해본 나는 만족도가 최상이다.


설거지할때, 청소할때, 일하다 두손없고 전화받을때, 이리저리 분주하게 왔다갔다 할때, 줄 이어폰이 물에 젖을 일이나 이어폰을 귀에서 빼고 이동할 필요가 없어졌다. 단점은 귀에서 빼질 않는다는 단한가지 단점.


그런데 나는 이러한 무선이어폰을 기차역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꽂고 있는 걸 발견했다.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내가 정말 이상한 기분은 뭐냐면, 그 삐까뻔쩍한 사람들이랑 내가 같구나 하는 동질감 같은 걸 느낀거다.


아. 나는 삐까뻔쩍하고 싶었구나. 그리고 이 묘한 동질감이 여러가지로 표현될 수 있겠구나. 외제차.명품백.아파트.


그리고 그 동질감을 느끼지 못하면..?

신세한탄을 하거나 부러워하거나 하는건가?


새삼 많은 생각이 든다. 학창시절부터 친구들이 다 가지고 있던 나이키 운동화에 목숨 걸었던 것도 생각나고, 좀 커서는 다들 일자리 하나씩은 있으니 졸업후 취업에 목매었던 것도 생각나고, 뭔가 남들에게 있는 무언가가 나에게도 당연한거 아닌가 했던 안일한 생각. 안일한 생각 끝이 동질감이었다.


참 사람이 그렇다..... 당연한게 어딨나. 동질감이라는 말도 우습다. 무언가에 목매기 시작하면 본인에게 있는 것은 만족하지 못하고 없는 것에 대해 부끄러워하기 시작한다.(다행히 무선이어폰은 그런 욕망의 대상은 아니었다. 그러나 지금 나에게 그런 욕망의 대상이 전혀 없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오히려 그 생각을 부끄러워할 일인데도, 뭐가 부끄러운 줄 모르고 그냥 산다. 그게 안타까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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