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오늘

진짜 기도제목은 나누지 않는다._23.11.9

모순된 마음.

by 소국

기독교의 현실은 사실 나만 봐도 알 수 있다. 교회를 욕하기 이전에 나의 모습을 보면, 그냥 답이 나온다.(나를 폄하하려는 게 아니라 객관적 사실이다.)

그런데 아이가 아플 때, 나는 공동체에 이 사실을 알려 기도해야겠다는 생각을 안 했다.(못한 게 아니라 하지 않았다.)


이유는 1. 일이 정말 잘못될까 봐 두려웠다.

2. 공동체의 말이 무서웠다.


선한 의도로 이야기된 것들이 공동체에 퍼질 때, 각양각색의 반응을 내가 감당할 수 있을까 생각했던 것 같다. 그분들도 좋은 의도에서 얘기하시겠지만, 두려움이 내재된 나의 마음에는 결코 좋은 영향을 주지 못할 것 같아 그저 잠잠히 있었다.


이 시점에 드는 생각은, 그럼 왜 하나님은 그렇게 말 많은 공동체를 그냥 두고 보시지? 건물인 교회 말고, 교회 된 개인이 모인 그룹 말이다. (그런데 우리가 겪는 현실은 신앙적으로 성숙한 사람들만 있지 않고, 신앙과 별개로 인격적으로도 미성숙한 사람들이 많다) 그리고 신앙생활 하면서 체감하는 부분은 <미성숙한 공동체라도 하나님은 공동체(교회된 개인들의 연합)를 통해 일하신다>라는 걸 많이 느낀다.


내가 만약에 지금 상태가 좋았다면, 나는 공동체에 나의 어려움을 기꺼이 알렸을 것이다. 돌아오는 반응에 개의치 않고. 그게 나의 믿음이었을 것이다. 그런데 그렇게 하지 않은 건 결국 나조차도 두려워서였다. 구설수 좀 돌면 어떨까. 아이의 생명이 우선이지. 하며 뒤늦은 후회를 해보지만, 그게 나의 신앙의 민낯이었다. 갖은 체면이 뒤덮인... 진짜의 실력은 없는...


미성숙한 공동체의 존재의 이유는 그저 하나님의 하나님 되심을 드러내 보이시기 위함인가?라는 생각을 해봤다. 가타부타 말이 필요 없는 하나님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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