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려움이 낳은 사건의 결과 _23.11.9
두 건의 자동차사고를 통해 깨달은 나의 모습.
이건 배려심이 아니다. 안 그래도 살기 힘들어서 남들이 여기는 큰 일조차도 나는 건너뛰기를 잘한다. <일을 크게 만들고 싶지 않다> 라는 명목하에 과실을 잘 따져보아야 할 일들에 대해서도 스킵했다. 이쯤이면 정신병인가. 싶을 정도이다.
1. 우체국 앞 대로변에 깜빡이 켜고 정차했는데, 어떤 차가 지나가다가 사이드 미러를 치고 지나갔다. 상대도 놀랐는데, 나도 어이가 없었다. 오래된 차라서 그냥 가시라 했다.
2. 점멸등에 비보호였는데, 분명히 내가 먼저 좌회전 했다. 그런데 뒤에서 퍽 소리가 났다. 이유는 사거리에서 직진으로 오던 차가 날 못봤단다. (딴데 보느라) 내 차는 이상이 없고, 그 차만 기스가 어마어마하게 났다. 난 그냥 보냈다.
남편은 한건만 안다. 이 사람은 나의 이런부분을 엄청 심각하게 생각한다. 그래서 말하지 않는다. 그런데 그 사람들은 운수좋은 날이다.
일을 키우고 싶지 않은 마음은 사실 두려움에서 비롯된거다. 두려움으로 얼마나 제한된 삶을 사는지 여실히 보여주는 사건들이다. 별로 좋은 모습이 아니다.
두려움은 사건을 지나치게 축소시키거나 과장시키는게 있는 것 같다. 남편은 사실 이 지점을 걱정하는거다. 객관적으로 따져봐야 할 대목들, 실생활에 맞닿아 있는 일들에서 내 개인적인 느낌이나 생각으로 망치지 말라고 당부하는 거다.
아, 이쯤 되면 근본적으로 치료를 받아야하나 싶다.
-저장글 오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