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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오늘

어느 날 갑자기 자각이 시작되었다_23.11.27

세상을 불평하고, 남을 불평하다가 알게 된 사실.

by 소국

과거사가 고통이었던 사람은 어쩔 수 없이 고통으로 인생 전체가 프레임이 씌워진다.


그런데 내가 아이를 낳고 생각하게 된 단 한 가지 진실.


<아이는 부모의 등을 보고 자란다>


누가 가르쳐주지 않아도 내가 그렇게 부모를 보고, 세상과 세계를 이해했기 때문에 내 아이도 그럴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생각이 지나치면 중압감에 짓눌려 무섭고 두렵기까지 한다.


어제도 남편과 어색한 싸움 아닌 싸움을 했다. 냉랭함이 둘 관계에서 흘렀다. 아이들은 눈치채지 못하겠지만, 나와 남편은 안다.


그러다 문득 드는 생각은 <관계의 책임도 나, 인생의 마지막 책임자도 결국 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네가 그따위로 행동하니까 내가 그런 것 아니냐. 계속 이런 생각해 봤자 좋은 결과가 없다. 저 사람은 왜 저럴까? 의문이 이미 이 사람의 행동 자체가 잘못되었음을 규정짓고 있기 때문에 발전도 없다.


요즘 나의 욕구는 <같은 상황과 일상에서 책임회피 하지 말자>는 거다. 나로서 할 수 있는 것들을 두려움 없이 해내지 않으면, 나는 분명 노년기에 <억울하다. 괜히 이렇게 살았다.> 이런 누군가를 탓하는 말을 할 것 같았다.


아무도 날 구속하지 않는데, 가장 문제는 나 자신이 계속적인 두려움과 한계에 움츠려드는 것이었다. 실제적으로 보이는 목표를 세우고, 해내는 것이 필요하다. 막연한 생각 말고, 관계성에 대해 <하루에 한 번 남편에게 예쁜 말하기> 돈에 대해 <카드값 몇십만 원 줄이기> 등 확실하고 구체적인 목표가 필요하겠다.


한계적 상황 속에서 나아갈 힘은 이런 거라고 생각이 들었다. 주체적으로 생각하고 해결해나가지 않으면 내가 그토록 싫어하는 우리 어머님들이 노래 부르듯 얘기하시는 <억울함>의 노년기를 보내게 될 것이다.


목표세우자. 실행시키자. 아마 할 수 있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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