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려 같지 않은 배려. 그러면 나는 어떻게 행동해야 할까?
요즘 잠이 안 온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불안이 더 올라오는 것 같다. 아이들은 커가는데, 모아둔 돈은 없고 물가는 오르고 그렇다고 마냥 손 놓고 있을 순 없어서 취업전선에 뛰어들었으나.. 나이와 실력 없음에 밀리고, 현재의 상황까지 왔다. 아이의 학교에서 일하는데, 참.. 어렵다.(실력도 안되고, 태도도 그다지..)
<없는 역할을 만들었단다. 나 하나 자리 만들어주려고.>
필요했기 때문에 뽑았고 들일만 하니까 들어왔겠지 싶다가도, 한편으로는 이 사람들이 하는 말이 참 열받는다. <너의 형편과 실력을 고려해서 자리를 만들었다>는 뜻이다. 재정이 없는 형편과 네가 감당할 수 있는 자리.
비집고 들어와 앉아있는 나도 잘못처럼 느껴진다. 나를 배려해 줌에 감사했는데, 전업주부가 매일 출근에 일을 하면 할수록 체력이 쉽지 않았다. 학교의 요구는 줄어드는 게 아니라 더 많아지고 있다. 업무를 잘해보고 싶은 마음보다 오히려 현실을 도피하고 사람들과의 관계를 최소화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얼굴이나 태도에서 티가 나는지 돌려 말씀하시는 걸 들었다. 그런데 윗분들이라고 지치지 않으시겠나. 엄청 지치실 것이다. 관계가 더 복잡하고 업무도 과중하기 때문이다.
윗분의 마음을 헤아리며 일했건만... 왜 나는 점점 더 활력을 잃어갈까.(특히 기대가 사라지는 건 위험하다)
일에 대해 어떤 마음으로 임해야 할지 모르겠다.
일적으로 만나는 사람들의 태도도 언제나 다르다. 어느 날은 괜찮아 보이기도 하고, 어느 날은 지쳐 보이기도 한다. 그 마음 다 헤아릴 수 없지만, 말씀하시는 내용들이 다소 나로서는 참 비겁할 때가 많다고 느껴졌다. 이유는 책임의 소지, 부족한 재정문제일 것이라 여겼다.
비겁함을 대물림하듯 나도 비슷하게 행할 때가 많다. 그러다 보니 요즘은 웃음을 잃었다. 아 이게 정말 최선일까. 이게 맞는 걸까. 나 자신에게도 떳떳하지 못한 나의 모습. 아이들을 데리고 다니는 학교에서 마음이 얼마나 괴로운지. 아랫사람이 이 정도이면 위로 갈수록 심각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단지 돈 때문에 버티는 건 아닐 것이다. 대안학교 특성상 연차에 비해 급여가 낮기 때문이다.
배려 같지 않은 배려를 받으며 치사함과 억울함의 나날이었을 것이다. 당신의 비겁함을 보며 날마다 치를 떨었을 것이다. 조직이 어떻게 굴러가는지, 사람들은 갈등상황이나 문제가 닥칠 때 어떻게 행동하는지를 면밀히 볼 수 있다. 이런 문제들을 도대체 어떻게 풀어야 하는지 나는 아직도 난감하다.
언뜻 보면 하나이고, 자세히 보면 각자도생이다. 아무리 조직이라도 일 하나 처리하려면 서로가 이야기를 해야 하는데.. 생각보다 소통하지 않으려 한다. 이유는 골치 아프니까. 정말 일이니까. 문제는 이렇게 생각해서 처리하고 나면 사실 해결되는 건 없다. 한 해가 시작이 되면 다시 도돌이표다. 그러면 직장인들의 마음은 올 한 해 또 어떻게 버티지?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점점 활력이 떨어진다. 운동? 명상? 사실 이런 것으로 될 것도 아닌 것 같다.
나의 일상이 가정이고, 직장인데, 이곳이 힘든 곳이 되어간다는 것이다. 그동안 내가 저질러놓은 급급한 일처리 덕분에. 우리는 도대체 어떻게 살아야 하는 것이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