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무실 직원과 무슨 일이 있었다.
그 날은 내가 점심시간에 남자직원분들과 식사를 하면서 사건의 발단이 되는 얘기가 나온것이다. 어머님과 사는 내가 어디가든 신기한 존재로 여겨진다. 이 말 저 말 하다 보면 남편에 대해 푸념 아닌 푸념을 하게 된다. <저희집 남편은 아직도 어머님 눈에는 귀한 아들이예요.> 라면서. 이게 남편을 향한건지. 어머님을 향한건지. 아무튼 참 이 불편한 동거에 대해 단전 밑에서부터 나오는 세월의 소리같은 거였다. 귓등으로 흘려도 될 말인데.
이 말이 문제의 시작이다. 함께 식사 중이던 남자 직원이 한마디 거든다. <어느 집이든 마찬가지예요. 다 귀동이지. 그렇지 않아요 선생님?> 둘의 대화를 가만히 들으며 웃으시던 앞자리의 선생님이 질문에 조용히 고개를 끄덕인다.
뭐 분위기가 다운되었다기보다는 그 시대 어른들은 그럴 수밖에 없다는 식의 수긍에 가까웠다. 그래서 사실 그런 농담이 무겁지 않았다. 그저 그 자리에서는 다같이 웃고 넘어갔으니까.
그런데 사무실로 돌아와서 커피를 내리면서 진짜 문제가 터졌다.
<선생님, 커피 드실래요?>
<아닙니다 제가 먹어야지요~>
<귀동이라면서~ 제가 드릴게요~>
<아니 집에서나 귀동이지~ 여기선 아니죠~>
맘씨 좋은 선생님은 껄껄 웃으며 내 농담을 그냥 받아주셨다. 그런데 옆에 있던 결혼도 안한 남자 직원에게 불똥이 튀었다.
<그렇지 않아? 쌤? 우리가 집에서나 귀동이지.. 그치?>
와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
젊은 남자직원의 표정은 그야말로 무.표.정.
<네 그렇죠...> 하는데 씁쓸한 표정.
이게 무슨일인가.
내가 전혀 잘못 생각한거였다.
더이상 귀동이를 거론하면 안되는거였다.
본인이 귀동이를 말하는건 뭐 그렇다쳐도 내가 얘기해서는 안되는 단어였던 것이다. 그게 내 입에서 나오는 순간 비하하는 언어가 되어버리는 것이었다. 날 위로하려던 선생님의 착한 의도를 나는 한순간에 두 성인남자를 말로 때리는 정도가 아니라 패대기치는 순간이 되었다.
막말이었다.
하.................
정말 글로 작성하고 나니 더 할말이 없다.
그리고 그날 퇴근 전 5시쯤 젊은 남자직원이 날 불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