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색 원피스를 입고 출근했다

분위기는 알만 하나 하고 싶은건 하고 싶어서

by 소국

아무도 우리 사무실은 예쁜 원피스를 입고 출근하는 사람이 없다. 뭐 대한민국에 사무실에 원피스를 입고 출근하는 사람이 몇이나 되겠냐마는...


택을 떼지 않는 1년 넘은 원피스를 옷장에서 보면

도대체 이걸 언제 입나 생각이 든다.


입고 갈 데라고는 직장. 교회 .친구들 모임 뿐인데

사적 자리에도 나는 사실 원피스를 즐겨입지 않는다. 맨날 청바지에 티셔츠.캡모자를 쓰고 뛰어다닌다. 우울할때 하나 사봤는데 기분전환이 되길래 몇 벌 사놓을 뿐이다.


그런데 벌써 4월. 봄이 지나가고 있다.

오마갓. 벚꽃도 지고 있다.

오늘 여직원이 점심시간에 커피한잔 하자했다.

어제부터 혼자 산책하며 입을 원피스를 머리에 생각해두고 신나게 출근했다. 봄햇볕 맘껏 쬐어야지.


초록색 원피스를 입고 출근했다.

사람들의 반응이 가지각색이다.(표정만 봐도 알 수 있다)

박물관 청소를 담당해 주시는 미화쌤이 나를 보시자마자 <어? 옷에 뭐가 묻었네?>

내가 원피스를 내려다보자 <여기 봄이 잔뜩 묻었네~>

같이 깔깔깔 웃었다. 센스 넘치는 미화쌤 덕분에 나도 기분이 업되었다.


입고 갈 곳도 없어 쳐박아둔 원피스가 사람들 마음까지 설레게 했다면, 뭐 나쁘지 않다 싶다. 안봐도 알 것 같은 사람들의 시선을 조용히 묵인하고 나는 월요일에는 어떤 옷을 입을지 고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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