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6일 있었던 일
마음이 심란하면 생기는 사고
주일에 교회를 가서 목사님 설교를 듣고 정신차려졌다. 남편이 그제야 보이면서 멍에를 함께 매려 하지 않았음이 뉘우쳐졌다. 그리고 차안에서 대화를 하는데 마음이 가볍고 남편과 날을 세우지 않은 채 대화가 된다는 게 신기했다. (결혼하고 처음으로 날을 세우지 않은 대화가 되었다.)
그리고 월요일이 되었다. 주일 저녁 애들을 재우고 나는 월요일 출근 전에 나만의 시간을 보내고 싶다는 핑계로 밀린 드라마를 밤늦도록 봤다. 그리고 컨디션이 제로였다. 그러면서 사건은 일어났다.
내 말이 날이 선 것이다. 남편은 원래 직장에 아침 일찍 혼자 다니는데, 갑자기 바쁜 월요일 아침에 차로 버스정류장까지 태워달라는 것이다. 여기서 1차로 계획에 없던 일이 생기자 마음이 급해졌다. 2차로 남편이 먼저 나가서 기다리겠다 했다. 그래서 나는 차키를 챙기라고 말했다. 차에 가는게 아니니 안가져간다는 남편의 말에 화가 났다. 집밖을 나가기전에 최종적으로 물건을 챙기는 나는 마음이 급해지기 시작한다.
<아니, 차키 정도는 자기가 챙겨갈 수 있잖아. 그리고 지금 나는 물건 챙기느라 바쁜데 왜 먼저 나가서 기다리는거야. 사람 마음 급해지게...>
이런 마음과 생각이 불쑥 올라오니 입밖으로 해선 안되는 말과 감정들이 쏟아져버렸다.
<왜 내 말은 듣지도 않고 나가. 사람 급해지게.>
분위기는 싸해졌고 투덜거리는 아내를 9년차 남편은 받아줄리 없다. 남편은 큰애 학교 앞에서 내릴때 그냥 나도 내리겠다며 혼자 가라고 그러고는 돌아섰다. 마음이 답답했지만 사과하지 않았고 컨디션 조절 못한 내 책임은 뒤로 하고 <늘 저런식이지> 하며 남편의 행동에 대해 그저 탓하기만 했다.
그리고 다음날, 하루저녁동안 아무 말 없이 우리 부부는 다음날을 맞이했다. 온갖 잡생각이 들었다. 싸우면 이제는 내가 마음이 불편하다. 화해해야 한다는 조급증은 생기고 자존심에 미안하다는 말은 나오지 않아서 혼자 심란한거다. 진심으로 미안했다면 저렇게 머리 굴리지 않을텐데. 남편을 존중하지 않은 내 모습이 여실히 드러나는거다.
답답한 마음으로 운전하며 음악을 틀고 마음을 달래고 있었다. 박물관으로 가는 길이 평소처럼 마냥 기쁘지만은 않았다. 그럼에도 출근은 해야하므로 열심히 갔는데, 정말 큰 사고가 났다. 정차되어 있던 트럭이 움직이는 줄 알고 나도 뒤따라 움직인다고 엑셀을 세게 밟아 차를 들이받은 것이다.
내가 놀란 건 둘째치고 사고낸 입장에서 100% 내 과실이므로 정말 진심으로 죄송했다. 다행히 트럭은 괜찮았고, 운전자는 사고 내놓고 혼자 놀란 나를 예의바르게 대해주셨다. 내 차는 SUV 임에도 냉각수가 터지고 앞이 다 먹었다.(표현이 이렇게 밖에 되질 않는다) 다행히 나는 크게 다치지 않았다.
사고처리 후 뒤늦게 출근을 했다. 지금까지 약 3일동안 마음이 더 무거워졌다. 그럼에도 사고로 인해 남편과 의사소통을 해야했기에 우리부부는 갑자기 말을 많이 하게 되었다. 너무 아찔하고 무서운 사고였지만 남편과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야기를 하면서 철없는 아내때문에 고생하는 남편에게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다치지 않았으면 다행이라고. 어차피 낡아서 폐차 시킬 요량이었는데 생각해보자고 얘기하는 남편을 보며 마음속으로 <다시 한번 정신차리자> 생각했다. 절대 존중!!!
하루가 갈지 이틀이 갈지 모르겠지만, 말한마디에 죽고 사는 깃털처럼 가벼운 내 마음 잘 토닥이며 다시 한번 힘을 내어본다.
<가정이 먼저다. 남편을 존중하자!! 나도 철없음 알면 저 사람의 철없음을 사랑스럽게 여기자... 사는거 힘든데 사이좋게 지내자>
언제까지 할수 있을까? 내 자신 화이팅 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