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행복하다고 엄마가 행복해지지 않는다.

<네가 행복하다니 나도 행복하다>는 거짓말

by 소국

버릇처럼 하는 말이 <행복하니?> 특히, 우리 아이들에게 꼭 묻는다. 행복에 집착하는 엄마처럼 묻는다. 내가 생각하는 행복한 타이밍에 묻는다. 지금 생각해보니 너무 자기중심적이다.


저 행복한 타이밍이란, 뭔가 신나게 놀고 있을때라던지, 맛있는걸 사줄 때라던지, 혹은 아이 표정이 신나보일때라던지 인데, 큰애는 이제 컸다고 엄마의 <행복하니?>를 듣고는 한참 생각한다. 엄마가 왜 그런걸 묻는지 싶은 표정인것 같다. 맞게 해석한건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내 느낌은 그랬다.


그러면 아이들은 대부분 <행복하다>고 대답한다. 나는 <네가 행복하다니 나도 행복하다>라고 종종 대답했다.


그런데 내 몸이 지치거나 뭔가 이유모를 이 평범함이 괜히 낯설게 느껴질때가 있다. 평범하고 평화롭긴 한데 낯설다. 그럴때 훅 떠오른 생각이 <저 말이 틀렸다>였다. 원인을 찾아낼라면 찾아낼수도 있겠지만, 행복이라는 게 아이를 통해 채워지는 건 한계점이 있다는 사실을 분명히 깨달았다. 행복이 너무 포괄적이고 막연한 개념으로 나에게는 다가오기에 아이들로 꽉 채워진 만족감, 기쁨, 즐거움, 평안함? 등을 느끼기가 역부족이었다.


사실 리얼 육아는 저런걸 느끼기도 전에 하루가 간다. 저걸 느끼는건 단 몇초. 아이의 웃는 얼굴을 보고 행복하다? 이것도 사실 나는 잘 와닿진 않는다. 위로는 받으나 꽉 채워진 어떤 감정. 행복감? 같은 걸 느끼기엔 역부족이다. 내가 바라는 바가 많은가? 지나가는 모든 아이엄마들에게 물어보면 사실 속마음 비슷할거라 확신한다.


<네가 행복하니 나도 행복하다>는 숱한 거짓말로 나도 아이를 통해 행복을 느끼는 뭔 cf에나 나올법한 그림 같은 엄마가 되고 싶었나보다. 그래야 엄마라는 역할로써 적절하고 스스로도 자칭 괜찮은 엄마로 착각하며 평가할 수 있으니 말이다. 그런데 가만 생각해보니 저 말이 얼마나 위험한 발상인지 모른다. 네 행복은 네 행복이고 내 행복은 내 행복이지. 사람이 어떻게 네 행복으로 내가 행복할 수 있나.


온전히 축복하는 건 사실 어렵다. 행복도 남이 행복해서 내가 행복하기란 어렵다. 그렇다고 다 망해라 라는 심보는 아니지만 나는 내가 이기적인 걸 안다는 뜻이다. 그저 이 사실을 알기에 저 말이 틀렸구나를 깨달았다는 의미다. 아마 아이들도 눈치챘을 것 같다. 엄마는 우리와 있어서 행복하기보다는 커피 한잔에 더 행복해 하는 사람이라는 걸.


미안하지만 그런 엄마 맞다. 그래도 부족하지만 나의 사랑마저 의심하진 말아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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